[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양도세 중과 부활과 대출 규제 강화에도 서울 핵심지 청약 열기는 이어지는 모습이다. 마포·용산·성동구 등 이른바 '마용성' 지역에서는 70점대 청약 통장이 잇따라 등장하며 실수요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 우려가 겹치면서 서울 핵심지 신축 선호가 다시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서 공급된 '공덕역자이르네'는 특별공급과 1순위 청약에서 총 1만3000명 가까운 신청자가 몰렸다. 특별 공급은 94가구 모집에 6662명이 접수했고, 이어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도 83가구 모집에 6639건이 접수되며 전 타입 마감됐다.
![롯데건설이 용산구 이촌동에 공급한 이촌 르엘은 78가구 모집에 1만528건이 몰리며 평균 134.97대 1 경쟁률로 마감됐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공급된 '잠실 르엘' 시공 현장 옆 롯데 타워.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43250c5616c28.jpg)
당첨 가점도 높았다. 전용 52㎡B 타입은 단 2가구 모집에 162명이 몰렸고 최고·최저 당첨 가점이 모두 73점으로 집계됐다. 청약 가점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 등을 합산해 산정되는데, 70점대는 통상 장기간 무주택 상태를 유지한 5~6인 가구 수준의 고가점으로 평가된다.
앞서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서 공급된 '이촌 르엘' 역시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 단지는 78가구 모집에 1만528명이 몰리며 평균 134.9대1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100㎡·106㎡·117㎡·118㎡·122㎡ 등 전 타입 최저 당첨 가점이 모두 69점으로 집계됐고, 최고 가점은 전용 122㎡에서 74점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에는 소형 평형에서도 고가점 경쟁이 나타나는 분위기다. 과거 전용 60㎡ 이하 타입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점 수요자들이 접근하는 틈새시장으로 인식됐다. 최근에는 평형을 낮춰서라도 서울 핵심지 신축 아파트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청약 과열 현상을 단순 분양 흥행이 아니라 서울 핵심지 공급 부족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틀 만에 2800건 넘게 감소, 서울 전셋값 상승률도 6년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존 구축 아파트 진입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정해진 신규 분양 시장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분양 시장 기대 심리에 반영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12일 발표한 5월 서울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100.0으로 집계됐다. 전월(97.1) 대비 2.9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분양전망지수는 건설사·시행사가 향후 분양시장을 전망하는 지표로, 기준선인 100에 가까울 수록 기대감이 다시 회복되고 있다는 의미다.
주산연은 최근 전세난 심화와 매매 수요 전환 등이 분양 시장 기대감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최근 시장 안정과 거래 정상화를 위한 추가 조치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 대상을 세입자가 있는 주택 전체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대출 규제 완화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으며 "전월세 공급 감소와 수요 감소가 상쇄돼 시장 전체 균형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서울 핵심지 신축 희소성이 오히려 더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급 확대 정책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데다 서울 핵심지 신규 공급 자체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청약시장 흐름이 단순한 투자 수요보다는 실거주 불안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최근 청약 시장은 규제 강화 속에서도 입지와 상품성 중심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처럼 광범위한 청약 수요가 형성되기보다 핵심 입지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전세 시장 불안과 대출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실수요자들이 기존 구축보다 신축 청약 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주변 시세 대비 가격 이점이 확보된 분양가상한제 단지는 여전히 무주택자들에게 현실적인 진입 통로"라며 "서울 핵심지 신축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입지 경쟁력이 높은 단지에는 대기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최근에는 단순히 인서울 여부보다 교통과 직주근접, 연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며 "다만 서울 핵심지는 공급 희소성이 커 가격 부담이 높더라도 수요가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서울 핵심지와 비핵심지 간 청약 양극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입지 경쟁력이 높은 지역 중심으로 실수요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마포구 도화동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70점대 청약 통장이 등장했다는 것은 장기간 무주택 상태를 유지한 실수요자들이 서울 핵심 입지로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전세시장 불안과 공급 부족 우려가 이어질 경우 핵심지 청약 쏠림 현상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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