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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마다 이벤트성 채무조정 해놓고 실패 운운 논란


전 정권서 받은 채권을 '새 정책 사업' 재포장 반복
법원 문턱에 적기 채무조정 놓쳐도 제도는 그대로

[아이뉴스24 홍지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에 금융회사들이 민간 배드뱅크가 장기 연체채권을 잇달아 매각하면서, 정권마다 '일회성 이벤트'처럼 반복된 채무조정 방식 전반을 검토하고 사법형 채무조정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2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신한카드, 우리카드 등 금융사는 민간 부실채권 처리회사인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상록수)'가 보유한 장기 연체채권 중 자사 지분에 해당하는 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했다.

[사진=Pexels]
[사진=Pexels]

이 대통령이 같은 날 X(옛 트위터)에 상록수가 새도약기금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두고 '원시적 약탈 금융'이라고 비판하면서 나온 조치다.

새도약기금의 채무조정 사각지대 문제가 떠오르면서, 정권마다 일회성 이벤트로 채무조정을 반복해 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진욱 나라살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달 27일 내놓은 '역대 정부 공공기금형 채무조정(배드뱅크) 정책 20년 분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채무조정은 이전 정부가 처리하지 못한 것을 이어받아 재포장하는 정치적 이벤트에 그쳤다"며 "바뀌는 정권마다 새로운 정책으로 재포장해 성과로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채무조정은 크게 △사법형 채무조정 △협약형 채무조정 △공공 기금형 채무조정으로 나뉜다. 사법형 채무조정은 법원을 통한 개인회생, 파산·면책이다.

협약형 채무조정은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처럼 금융기관과 채무자가 신복위 중재를 통해 분할 상환·이자 감면을 협의하는 방식이다.

공공 기금형 채무조정은 정부·공공기관이 기금을 조성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부실채권을 매입해 채권을 소각하거나 일정 비율 원금을 감면하는 제도다. 박근혜 정부의 국민행복기금, 문재인 정부의 장기 소액 연체자 지원재단, 윤석열 정부의 새출발기금, 이재명 정부의 새도약기금이 대표적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역대 정권의 채무조정은 공통으로 공약 대비 실적이 모자랐고, 전 정부에서 이어받은 채권을 마치 새 사업인 것처럼 재포장하는 패턴이 나타났다"고 짚었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이재명 정부가 채무조정 대상으로 공약한 인원은 합쳐서 1300만명을 넘지만, 실제 채무조정·소각이 이루어진 인원은 중복 포함 약 120만명이다. 공약 대비 9% 수준이다.

실제로 구제한 채무자 수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전 정부가 보유하고 있던 채권을 받은 뒤 이름을 바꿔 채무조정 성과로 내세웠다. 여기에 도덕적 해이를 이유로 지나치게 많은 조건을 달면서 남겨진 채권이 다시 사각지대가 되는 구조다.

[사진=Pexels]
[표=나라살림연구소]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개인회생·파산 신청 등 사법형 채무조정의 높은 문턱이 꼽힌다. 서울회생법원 통계에 따르면 파산 신청까지 3년 이상 걸리는 채무자가 절반을 넘는다. 파산의 낙인효과가 크고, 파산자의 직업 자격을 박탈하는 현행법이나 파산자를 향한 사회적 차별도 존재한다.

김 책임연구원은 "사법형 채무조정의 문턱이 높아 채무자가 제도 이용을 꺼리게 만들고 결국 적기에 채무조정을 받지 못한 채 장기 연체자가 되는 것"이라며 "개인회생 변제기간의 유연화와 파산 면책 요건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정책이 반복되는 이유는 법원에서 제대로 채무조정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번 사각지대 문제가 사법형 채무조정과 사전 채무조정 활성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지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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