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한때 공중전화는 약속 장소를 정하고, 삐삐 메시지를 확인하고, 집에 늦는다고 알리던 일상의 통신 창구였다. 하지만 휴대전화가 손안의 필수품이 되면서 공중전화 앞 긴 줄은 사라졌고, 부스마다 붙은 철거 안내문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 전화소로 시작해 삐삐 줄까지...공중전화의 변천사
![한성전화소 전경 [사진=KT]](https://image.inews24.com/v1/7a3781bee395b2.jpg)
초기 공중전화의 형태는 1903년 등장한 '전화소'였다. 당시 전화소는 지금처럼 부스에 들어가 혼자 전화를 거는 방식이 아니었다. 통화를 관리하는 사람이 옆에 있는 공공 통화 시설에 가까웠다. 전화소에는 '장리'라는 관리인이 있었고 통화 중 욕설이나 언쟁이 오가면 전화를 끊기도 했다. 이후 전화소는 무인 부스에 동전을 넣어 사용하는 '자동전화'로 바뀌었고, 1927년부터는 '공중전화'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한성전화소 전경 [사진=KT]](https://image.inews24.com/v1/b6160a95668429.jpg)
1950년대에는 전화를 걸기 위해 사람들은 다방을 찾았다. 강준만의 '전화의 역사'에서도 이 시기를 두고 "다방은 전화커뮤니케이션의 아지트", "기약 없는 전화 한 통을 기다리며"라고 표현할 만큼, 다방은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자 연락을 기다리는 통신 거점 역할을 했다.
![한성전화소 전경 [사진=KT]](https://image.inews24.com/v1/217a6705cc1780.jpg)
이후 1962년 9월 서울 시청 앞과 화신백화점 앞 등 서울 시내 10곳에 '옥외 무인' 공중전화가 설치되며 거리 공중전화 시대가 본격화됐다. 다방이나 음식점처럼 특정 공간을 찾아가야 했던 전화가 시민들이 오가는 길목에 놓이기 시작한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둔 1986년에는 카드 공중전화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주말 번화가에서는 삐삐를 확인하려는 사람들로 부스 앞에 긴 줄이 생겼다. 대도시 터미널 앞에는 공중전화 여러 대가 한꺼번에 설치되는 경우도 많았다. 2023년 기준 2만498대인 공중전화기가 1999년 당시에는 56만대를 넘기도했다.
◇ 하루 1분도 안 쓰는 공중전화...5000대만 남긴다
![한성전화소 전경 [사진=KT]](https://image.inews24.com/v1/c0302f2e415d84.jpg)
하지만 21세기 들어 휴대폰의 대중화의 동시에 공중전화 이용량은 점차 급감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공중전화 총 설치 대수는 2만4982대였다. 공중전화 1대당 월평균 이용 건수는 30.8건, 월평균 통화량은 25.7분이었다. 하루 평균으로 따지면 공중전화 1대를 1명이 1분도 쓰지 않는 수준이다.
공중전화 이용 감소는 그대로 KT의 손실로 이어졌다. 실제 2021년 KT의 공중전화 사업은 영업수익 163억원, 영업비용 3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37억원이었다.
다만 공중전화는 적자를 내도 곧바로 없앨 수는 없다. 전기통신사업법은 공중전화를 보편적 역무로 규정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적절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기본 서비스라는 의미다.
재난 대응 기능도 남아 있다. 휴대전화망은 기지국이나 중계기 피해, 전파 교란 등으로 끊길 수 있다. 반면 유선망 기반인 공중전화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재해, 재난, 전시 상황에서 비상 연락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 공중전화 유지의 근거다.
![한성전화소 전경 [사진=KT]](https://image.inews24.com/v1/56bf9123d00ea6.jpg)
아이뉴스24 취재에 따르면 KT는 전국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 설치된 공중전화 가운데 이용률이 낮은 설치 장소를 중심으로 운영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재난·비상 상황 등 공공성이 인정되는 필수 설치 장소를 중심으로 공중전화를 약 5000대만 남길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공중전화 사업을 종료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률과 필요성을 고려해 재배치하는 것"이라며 "국민 불편이 없도록 필요한 위치에 공중전화를 유지·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효빈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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