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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타바이러스, 사람간 직접 전파 드물어


정확한 역학조사 중요해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크루즈선 ‘MV 혼디우스’에서 발생한 한타바이러스 감염을 두고 전 세계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크루즈선 안에서 8명의 환자와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폐쇄된 공간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난 만큼 ‘사람간 직접 전파’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사람간 직접 전파’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한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보건학협동과정 교수는 “한타바이러스의 잠복기는 1~6주, 길게는 8주에 이른다”며 “출항 전 안데스 지역에서 노출된 환자가 잠복기 중 승선했을 시나리오는 시간적으로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카보베르대 영해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MV 혼디우스'. [사진=AP 연합뉴스]
카보베르대 영해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MV 혼디우스'. [사진=AP 연합뉴스]

안데스바이러스는 1996년 아르헨티나 엘볼손 발생 이후 사람간 전파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보고된 한타바이러스이다. 수차례 사례들에서 가족·의료진·밀접접촉자간 전파가 분자역학적으로 시사됐다. 타액, 기침·재채기에 의한 비말, 모유, 태반을 통한 수직 전파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런 의견과 함께 2022년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한 문헌 고찰에서 안데스바이러스의 사람간 전파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며 기존 연구의 방법론적 한계가 크다고 결론지은 논문도 있다. 사람간 전파는 가능성이 시사된 것이지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사건도 정확한 역학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정 교수는 지적했다. 여기에 ‘사람간 직접 전파’처럼 보이는 현상일 수 있다고 정 교수는 강조했다.

정 교수가 제시한 실제로는 아닌데 ‘사람간 직접 전파’처럼 보이는 시나리오는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볼 수 있다.

우선 잠복기 중 승선한 환자가 실제 감염원이 아니라 단지 공동 노출의 첫 발현 사례(index case)일 가능성이다. 같은 기항지 같은 식자재 같은 보관창고에 노출된 다수 승객이 시차를 두고 발병하면 시간적으로 마치 처음 환자에서 다음 환자로 전파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쥐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확인되지 않은 설치류 흔적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선박 식수·식품·저장공간에 잠입한 설치류 또는 그 배설물에 의한 환경 오염이다. 안데스바이러스는 오염된 식품 섭취로도 전파 가능성이 존재한다. 크루즈선처럼 식자재가 장기간 폐쇄 공간에 보관되는 환경은 미세한 설치류 흔적이 검역에서 누락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셋째, 공조 시스템을 통한 에어로졸 재순환이다. 한타바이러스는 본래 건조된 설치류 배설물에서 발생한 에어로졸 흡입이 주된 경로이다. 환기가 제한된 선실·복도·식당의 공조 덕트에 미세 입자가 잔류하면 시·공간적으로 분리된 환자들 사이에서도 동일 노출이 가능하다.

정 교수는 “위와 같은 시나리오들은 임상적으로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옮겨간 것처럼 보이는 사례인데 역학적 본질은 공동 환경 노출 또는 매개물 전파”라며 “이번 사례에 대한 역학조사에서 환자 검체의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한 단일계통 여부 확인뿐 아니라 선박 내 환경 시료(공조 필터, 식자재 보관창고, 식수 탱크, 객실 표면)에서의 바이러스 유전체 검출, 첫 사망자의 출항 전 노출이력 정밀 추적, 발병자간 시·공간적 접촉 평가가 병행돼야 진정한 의미의 사람간 직접 전파를 식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한타바이러스폐증후군(HPS)과 신증후군출혈열(HFRS) 모두 특이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없어 조기진단과 보존적 치료가 예후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안데스 바이러스의 치명률은 약 40%,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한탄·서울바이러스에 의한 신증후군출혈열의 치명률도 5% 이상에 이른다.

한편 아르헨티나에서 출항해 대서양을 횡단하면서 항해하던 크루즈선 ‘MV 혼디우스’에서 지난 2일 한타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했다. 승객과 승무원 등 총 147명이 탑승한 이 배에서 8건의 감염 사례가 확인됐고 3명이 사망했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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