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최근 서울 주택시장에서 고가와 저가 주택 간 흐름이 엇갈리는 가운데,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경매시장 열기가 식고 있다. 대출 규제 여파로 고가 주택 매수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 수요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아이뉴스24가 지지옥션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남구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6.2%로 전월(105.8%) 대비 9.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월(108.7%)과 비교하면 12.5%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낙찰률은 60% 수준을 유지했지만, 평균 응찰자 수는 3.17명으로 1월(4.67명)보다 줄었다.

송파구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낙찰가율은 108.7%로 여전히 100%를 웃돌았지만, 전월(118.1%) 대비 9.4%포인트, 1월(120.0%) 대비 11.3%포인트 하락했다. 응찰자 수는 10명 안팎으로 유지됐지만, 가격 상승세는 둔화됐다.
서초구 역시 지난달 3건 중 1건만 낙찰되며 낙찰가율 105.9%를 기록했다.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5㎡는 감정가(42억6000만원)를 웃도는 45억여원에 낙찰됐지만, 최근 실거래가(46억원)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강남권 경매시장은 낙찰가율이 여전히 100%를 상회하지만, 체감 열기는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평가다.
압구정동 ‘현대’ 전용 111㎡는 지난달 감정가 대비 128.4%에 낙찰됐지만 응찰자는 2명에 그쳤다. 지난해 9월 ‘미성1차’가 153% 낙찰가율과 15명 응찰을 기록했던 것과 대비된다.
이는 규제 환경 변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강남3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데 이어, ‘10·15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가격 구간별로 제한됐다. 25억원 초과 주택은 최대 2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해 자금 부담이 크게 늘었다.
여기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예고까지 겹치면서 강남권 매수 심리가 위축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값은 올해 1월 이후 4월 말까지 누적 기준 0.34% 하락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내림세를 보였다.
반면 15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이 많은 지역은 상승세가 뚜렷하다. 강서구(4.38%), 성북구(4.52%), 관악구(4.45%) 등은 서울 평균 상승률(2.65%)을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흐름은 경매시장에도 반영됐다. 노원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달 97.8%로 1월(92.8%) 대비 상승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저가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뚜렷해지면서 해당 지역 낙찰가율이 높아지는 반면, 강남권은 대출 규제와 보유세 부담 우려로 응찰 수요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강남권 경매시장에 추가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정책 영향이 지속될 경우 강남권 낙찰가율이 100% 아래로 내려오는 시점이 다가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경매를 통한 우회 투자 메리트가 약화되면서, 강남권 경매시장 열기가 당분간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효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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