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권서아 기자] 삼성전자 3개 노동조합으로 꾸려졌던 공동교섭단에서 완제품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구성원들이 주로 모인 것으로 알려진 ‘동행’ 노조가 이탈했다.
동행 측은 4일 오후 공동교섭단의 또 다른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에 공문을 보내 공동교섭단 참여 종료를 통보했다.

이번 결정으로 지금까지 삼성전자 노조 3곳이 구성해 온 공동교섭 체제는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삼성전자 노조는 전삼노, 초기업노조, 동행 등 복수 노조로 구성돼 있다. DX부문 직원들은 주로 동행과 초기업노조에 가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탈의 배경에는 교섭 방향에 대한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동교섭단이 요구하는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 등 핵심 안건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에서 DX부문 구성원과 이해가 달랐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전체 영업이익 57조2328억원 가운데 약 53조7000억원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발생했다. 스마트폰, 가전, TV, 의료기기, 네트워크사업부 등이 속한 DX부문 영업이익은 3조원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성과급 상한제가 폐지되더라도 DX부문 구성원이 체감할 수 있는 보상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사업 중심으로 교섭 이슈가 형성되면서 오히려 DX부문 직원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조 내부 갈등도 영향을 미쳤다.
동행 측은 공문에서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요청에도 상대 노조가 응답하지 않았다”며 소통 부재를 문제로 지적했다.
여기에 일부 강경 투쟁 방식에 대한 반감도 겹쳤다.
전삼노는 지난달 23일 평택캠퍼스 집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얼굴이 담긴 현수막을 훼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고, 자택 인근 천막 농성 등 강경 기조를 이어왔다.
DX부문 내부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조직 특성과 맞지 않는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영 환경도 영향을 주고 있다. DX부문은 올해 들어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임원 출장 시 이코노미석 이용, 비용 절감 등 긴축 기조를 강화했고, 생활가전(DA)·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고강도 경영진단을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 활동이 인사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DX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조 간 분열로 투쟁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측과 임금교섭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단일 과반 노조인 초기업 노조 역시 최근 DX부문 구성원들이 연일 탈퇴해 2000명 이상이 일주일만에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조 측 변호인에 따르면 법원은 ‘위법 쟁의행위 가처분 신청’ 심리를 다음달 13일 종결할 예정이며, 결과는 파업 예정일인 오는 21일 이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지은 기자([email protected]),권서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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