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권서아 기자]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가 조합비 급여공제(체크오프) 체제로 전환을 선언한 이후 약 일주일 만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 1000명 이상이 노조를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가 체크오프 체제 전환을 발표한 이후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노조를 탈퇴한 DX부문 직원 수는 1000명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9일 하루 동안 초기업 노조 홈페이지에 올라온 탈퇴 글만 1104건에 달했다는 것이다. 초기업 노조 전체 조합원은 약 7만명 규모로, 이 가운데 DX부문 소속은 약 1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체크오프는 회사가 매월 급여에서 노조비를 공제해 노조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노조 재정이 안정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노조 가입 여부가 회사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부담이 존재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체크오프 도입으로 신분이 드러나는 점을 부담스러워하는 DX 구성원이 많다”며 “협상이 반도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DX 구성원들과는 소통이 적어 불만도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파업이 예정된 5월 한 달 동안 조합비가 5만원으로 인상되는데, DX 구성원이 비용을 부담해 DS를 위한 요구를 지원하는 구조 아니냐는 인식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DX도 인사제도 등 내부 이슈가 많은데, 게시판이나 채팅방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회사 편을 든다’는 식으로 몰리거나 조롱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에는 초기업 노조를 비롯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 노조 ‘동행’ 등 복수 노조가 존재한다.
DX부문 직원들은 이중 동행과 초기업노조에 주로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회사에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 성과급 상한제 폐지 및 명문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 21일부터 6월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부문 간 실적 격차도 탈퇴 요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전체 영업이익 57조2328억원 가운데 53조7000억원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발생했다.
반면 스마트폰, 생활가전, TV, 의료기기, 네트워크사업부 등이 속한 DX부문 영업이익은 3조원 수준에 그쳤다.
성과급 상한제가 폐지되더라도 DX부문 구성원이 수억원대 성과급을 받을 가능성이 사실상 낮다는 점이 내부 허탈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DX부문은 올해 들어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임원 출장 시 이코노미석 이용, 비용 절감 등 긴축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생활가전(DA)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고강도 경영진단을 진행하며 제품 라인업 조정을 포함한 구조 개편에 착수했다.
국내 영업을 담당하는 한국총괄도 6월 말까지 경영진단을 받을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조 가입 여부가 회사에 알려지면 향후 인사 등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DX 구성원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DX부문 탈퇴 흐름이 사측과의 재협상 국면이 형성되기 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노조 측 변호인에 따르면 법원은 ‘위법 쟁의행위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리를 다음달 13일 종결할 계획이다. 가처분 결과는 파업 예정일인 21일 이전에 나올 전망이다.
한편 초기업노조는 제2회 총회 찬반 투표 결과도 공개했다.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5만7594명 가운데 91.57%인 5만2741명이 찬성해 체크오프 도입이 가결됐다.
/박지은 기자([email protected]),권서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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