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떨어지는 낙엽들이 농업용 필름으로 변신했다. 생분해할 수 있어 토양 오염 가능성도 없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이 낙엽으로 만든 생분해성 농업용 비닐을 개발했다. 토양 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기존 플라스틱 비닐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KAIST(총장 이광형) 건설및환경공학과 명재욱 교수 연구팀이 캠퍼스와 대전 갑천 인근에서 수거한 낙엽을 활용해 땅속에서 분해되는 친환경 농업용 멀칭 필름(토양을 덮어 잡초를 억제하고 수분을 유지하는 농업용 비닐)을 개발했다.
![KAIST 연구팀이 버려진 낙엽으로 분해되는 농업용 필름을 개발했다. [사진=KAIST]](https://image.inews24.com/v1/c91e3fe0300d5d.jpg)
이번 연구는 쓸모없이 버려지던 비식용 바이오매스(non-edible biomass·식량으로 사용되지 않는 식물성 자원)인 낙엽을 고부가가치 기능성 소재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농업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멀칭 필름은 잡초의 성장을 억제하고 토양의 수분을 유지하는 데 필수 자재다. 현재 사용되는 필름은 대부분 폴리에틸렌(Polyethylene, PE·석유 기반의 대표적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사용 후 수거가 어렵다. 토양에 남은 잔여물이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플라스틱 입자)으로 변해 환경을 오염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낙엽에서 핵심 성분을 추출하기 위해 구연산(Citric acid)과 염화콜린(Choline chloride)을 혼합한 수화 심층공융용매(Hydrated Deep Eutectic Solvent, DES·친환경적이며 독성이 낮은 특수 용매)를 활용했다.
이를 통해 식물 세포벽에서 얻을 수 있는 나노셀룰로오스(Nanocellulose·강도가 높고 친환경적 식물 유래 나노섬유)를 추출했다. 생분해성 고분자인 폴리비닐알코올(Polyvinyl alcohol, PVA·물에 녹고 자연 분해가 가능한 고분자 소재)과 결합해 복합 필름을 제작했다. 모든 제조 공정을 유해한 유기용매 대신 물을 기반으로 수행해 친환경성을 더욱 높였다.
이렇게 개발된 ‘낙엽 필름’은 실제 농업 환경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보였다. 실험 결과 자외선(UVA·UVB)을 효과적으로 차단했으며 토양의 수분 손실을 14일 동안 약 5% 수준으로 억제하는 보습 성능을 나타냈다. 이 필름을 적용해 재배한 호밀풀은 필름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더 우수한 생장 상태를 보였다.
생분해 성능 역시 확인됐다. 토양 조건에서 실험한 결과, 개발된 필름은 약 115일 만에 34.4%가 분해되며 기존 생분해 필름보다 빠른 분해 속도를 보였다.
명재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낙엽을 단순히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농업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기능성 소재로 전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식량 자원과 경쟁하지 않는 낙엽과 물 기반 공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용 플라스틱 대체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건설및환경공학과 팜 탄 쭝 닌(Pham Thanh Trung Ninh)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논문명: All-water-based fabrication of biodegradable mulch films from dead leaves via complex hydrogen-bonded networks)는 화학과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에 2026년 2월 6일자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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