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쿠팡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동일인 지정 촉구에 대해 정면 대응했다. 미국 정부의 규제를 받는 데다, 예외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어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23일 쿠팡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시행령으로 발표한 동일인 지정 제도는 한국 대기업집단의 오너와 친족이 소수 지분을 출자해 기업 소유하거나 통제하고 사익을 편취하는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 정부의 규제를 받는 쿠팡Inc의 지배구조는 이런 우려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 상장한 외국 기업 CEO에 이 제도를 사상 최초로 적용하면 실효성 없이 부작용만 양산할 것"이라면서 "쿠팡은 정부의 동일인을 판단하는 4가지 예외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쿠팡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362566e3774ec.jpg)
동일인 지정 제도는 기업집단을 하나의 경제 단위로 보고, 해당 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개인이나 법인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총수를 기준으로 사익편취 규제와 내부거래 감시 등 공정거래 규제를 적용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시행되고 있다.
앞서 경실련은 공정위의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 발표를 앞두고 김 의장이 쿠팡의 창업자이자 실질적 지배자인 만큼 동일인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한국 계열사들이 모두 100% 출자 구조로 연결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미국 법인인 쿠팡 Inc가 국내 법인을 전부 지배하고, 이 법인이 다시 자회사·손자회사를 100% 보유하는 단일 지배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는 소수 지분으로 계열사를 우회 지배하는 국내 대기업집단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이다.
또 쿠팡은 동일인을 김 의장으로 보든 법인으로 보든 국내 계열회사 범위가 달라지지 않는 만큼, 동일인 지정의 실익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범석 의장이나 친족 누구도 국내 계열사에 출자하거나 임원으로 재직하지 않고, 친족과 국내 계열사 간 채무보증이나 자금 대차도 없는 만큼 동일인 지정 제도의 적용 취지와도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 증시에 상장된 쿠팡Inc가 이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에 따라 각종 공시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만큼 한국과 미국 양국 규제를 동시에 받는 이중 규제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만일 쿠팡Inc 이사회에 참여하는 해외 기업 경영진까지 '동일인 관련자'로 해석될 경우, 이들이 지분을 가진 회사들도 계열회사 판단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단 주장도 덧붙였다.
다른 외국계 기업집단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다른 해외 자본 지배 기업에는 법인을 동일인으로 두면서 쿠팡에만 자연인 동일인을 요구하는 것은 차별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쿠팡은 이 과정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상 투자자 보호나 최혜국 대우 원칙과의 충돌 가능성도 언급했다.
관건은 친족의 경영 참여 여부다. 공정위는 지난 1월 쿠팡을 상대로 한 현장 조사에서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국내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증거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은 지분 관계가 없는 만큼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일부 정치권 등에선 동일인 지정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은 이에 대해서도 "국내 계열사 지분이 전혀 없고 공정거래법상 임원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쿠팡Inc 소속으로 글로벌 물류 효율 개선 업무를 맡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공정위는 법정 시한인 5월 1일까지 쿠팡의 동일인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박은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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