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며칠째 발주를 넣어도 결품 처리되는 게 한두 개가 아니에요. 찾는 상품이 없어서 돌아가는 손님들을 보면 한숨만 나오죠."
![22일 서울의 한 편의점 CU 베이커리 매대에 '상품 준비중'이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cba0318a31772.jpg)
22일 찾은 서울의 한 CU 편의점 매대는 군데군데 '상품 준비 중'이라는 푯말이 세워졌다. 평소라면 꽉 채워져야 할 간편식, 베이커리, 캔디류 등 일부 상품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탓이다. 점주 A씨는 "현재 상품들이 평소 대비 60~70% 정도밖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어떤 상품이 언제 끊길지 모르는데, 대량 발주를 하기엔 폐기 부담이 커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인근 다른 CU 매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간신히 남은 재고로 상품을 채우고 있으나 핵심 상품들을 받지 못해 창고가 비어가고 있다. B 점주가 꺼내든 매입전표에는 발주를 했음에도 '센터결품'으로 처리돼 받지 못한 상품 리스트가 빼곡했다. 이날 서울 시내 CU 매장을 5곳 정도를 둘러보며 만난 점주들은 "평소 대비 매출이 10~30%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상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피해를 호소하는 CU 점주들이 늘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화물연대 편의점지부 CU지회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다. 화물연대가 며칠째 일부 물류센터 출입을 봉쇄하면서 가맹점의 발주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22일 서울의 한 편의점 CU 베이커리 매대에 '상품 준비중'이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a6c5af50c8792.jpg)
화물연대는 화성, 안성, 진주, 원주 등 주요 물류센터 출입을 막고 배송을 거부하고 있다. 화물연대가 파업에 나선 건 배송 기사들의 실질 소득과 직결된 운임 단가와 배송 회차,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면서다. 이들은 노랑봉투법을 근거로 BGF로지스를 원청으로 보고 교섭을 요청해왔다.
하지만 BGF로지스 측은 계약 구조상 직접 교섭 대상이 아니라며 응하지 않았다. 이에 화물연대는 편의점 물건을 공급하는 물류센터와 간편식 생산공장을 점거하는 등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20일에는 CU 물류센터 앞 집회 현장에서 비조합원이 운전하던 화물차가 화물연대 조합원을 치면서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며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화물연대 노사 대화 문 열었으나 물류 대란은 여전
그나마 이날 BGF로지스와 화물연대가 교섭에 착수하며 사태 해결에 물꼬를 텄다. 하지만 실제 협상 타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교착 상태였던 갈등이 대화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점에는 의미를 두면서도, 핵심 쟁점들과 교섭 구조 등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이 같은 피해 대부분이 소상공인인 점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화물연대는 최종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물류센터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으로, 물류 차질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BGF리테일은 출입이 가능한 다른 물류센터의 인력을 투입해 대체 물류 체계를 가동하고 있으나 한계가 뚜렷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와 현장의 정상화 여부는 향후 교섭 속도와 합의 수준에 달렸다. 특히 27일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을 앞두고 편의점들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 해결이 단기 매출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류가 정상화되더라도 그동안 생긴 피해를 복구하고 보상하는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점주들은 손실 보상과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CU가맹점주연합회는 BGF리테일과 BGF로지스, 화물연대 측에 내용 증명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CU가맹점주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화물운송 구조나 노사 협상 과정에 어떠한 결정권도 없는 점주들이 가장 직접적이고 큰 피해를 감당하고 있다"며 "생계형 자영업자를 볼모로 삼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진광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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