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기초 원료 수급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나프타 분해시설(NCC)을 보유한 국내 석유화학 3사의 1분기 실적이 전년과 비교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망 불안과 가동률 하락이 동시에 작용하며 수익성 전반이 크게 훼손된 모습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분기에 약 189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기초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원가 부담이 확대된 가운데, 제품 스프레드 축소가 수익성 악화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약 20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실적 방어 여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으로 분석된다.
롯데케미칼은 같은 분기 약 1956억원의 영업손실이 전망된다. 적자 폭은 전년 동기 대비 54.5%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같은 실적을 기록할 경우 롯데케미칼은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석유화학 사업 외에도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이번 분기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4897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올해 1분기에는 6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적자 원인으로 지목됐던 미국향 태양광 셀 통관 지연 문제가 해결됐고 조지아주와 카터스빌 공장 생산이 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다만 전년 동기 실적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78.5%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태양광 사업이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지만 석유화학 자회사인 케미칼 부문은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3사의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중동 지역에서 촉발된 공급망 불안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나프타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전쟁 여파가 곧바로 사업 부진으로 이어졌다.
실제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되자,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은 고객사에 공급 '불가항력(Force Majeure)' 가능성을 통보하며 사업 운영에 적잖은 차질을 빚었다.
LG화학 역시 여수 NCC 2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이 탓에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NCC 가동률을 50~60% 수준까지 낮추거나, 연간 계획돼 있던 정기보수 일정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생산 조정에 나서면서 전반적인 수익성 하락 압력이 한층 커진 상황이다.
문제는 미·이란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나프타 수급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쟁 기간 훼손된 중동 내 정유·석유화학 설비의 복구에 시간이 필요한 데다, 물류망 역시 즉각 정상화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동내 정제 설비 타격까지 감안하면 원료 공급부터 공정 전반 정상화까지 시간이 필요해 화학 설비 재가동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면서 "외부 기술 인력 부족과 전력망 과부하, 물류 병목 등을 고려할 때 중동 지역 정유·석유화학 산업의 완전 정상화까지는 12~18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한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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