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2주 휴전에 들어가긴했지만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 급등과 원재료 수급 불안을 가져오면서 자동차 생산 원가를 직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현재 확보한 재고를 방패 삼아 단기적인 충격을 흡수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 부두.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2d505cef58c4e1.jpg)
8일 대신증권 분석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부품 업계의 재고 수준은 2~2.5개월 수준으로 추정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원료 공급 차질에 따른 부품 수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거나 정유·화학 등의 설비가 가동을 멈추는 '셧다운'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당장 완성차를 시장 공급에 큰 차질을 빚지 않고 올해 2분기까지는 버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팬데믹 기간 겪었던 극심한 재고 부족 상황과 달리, 현재는 비교적 안정적인 재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약 두 달 이상의 재고 여유분 때문에 실적에 미치는 직접적인 타격은 시차를 두고 완만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비 상승 압박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자동차 생산 원가의 약 38%를 차지하는 플라스틱과 합성수지 가격은 유가와 밀접하게 연동되기 때문이다. 철강과 비철금속 비중은 약 44%로 추정된다. 매출액 대비 각각 27%, 31% 수준이다. 단순 계산 시, 유가 상승으로 이들 원가가 30% 오를 경우 완성차 마진은 약 4%가량 훼손될 수 있다.
다만 비용 부담이 즉각적으로 실적에 반영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제품별 래깅(가격 반영 시차)과 장기 계약 덕분에 비용 부담은 여러 분기에 걸쳐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2분기 타이어를 시작으로 3분기 부품사, 4분기 완성차 순으로 생산 비용 부담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에너지 수급 차질에 따른 공장 가동률 저하다. 이미 3월 말 중단된 원유 공급의 시차를 감안할 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오는 5월 이후에는 제조업 전반의 가동률 차질이 불가피하다. 원유와 가스 공급이 지속적으로 차질을 빚는다면, 3분기부터는 물리적인 원자재 부족으로 인한 생산 가동률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 불확실성이라는 파고를 넘기 위해 국내 완성차 업계가 꺼내 든 카드는 ‘선택과 집중'이다. 가용 가능한 부품과 원자재 재고를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차량 생산에 우선적으로 투입하는 전략이다. 아울러 생산 라인 재편으로 강도 높은 가동률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과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당시 SUV나 제네시스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 북미향 수출 모델 위주로 생산 믹스를 개선해 역대급 수익성을 기록했던 학습 효과를 재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생산 물량이 다소 줄어들더라도 대당 이익률이 높은 차종에 집중함으로써 전체 마진 규모를 방어하겠다는 복안이다.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2분기 이후까지 장기화할 경우, 자동차 산업은 단순한 원가 상승 이상의 복합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변수는 물류비용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리스크로 인해 해상 운임이 급등할 경우,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또 2분기부터는 1분기에 반영되지 않았던 원재료가 상승분이 본격적으로 매출원가에 반영되기 시작한다.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과 맞물려 원가 부담이 최고조에 달하는 3분기가 업계 수익성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고유가 기조가 고착화된다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수요 둔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이후 자동차 업종 실적은 비용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며 "이란 전쟁으로 유가를 비롯한 합성수지, 알루미늄, 철강 등 원재료가 상승함에 따라 생산원가 상승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높아진 원재료 가격 추세가 지속될 경우, 부품에서 완성차로의 비용 반영은 불가피하다"며 "단기 부담은 제한적이지만, 하반기로 가며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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