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쟁이 서로의 산업 인프라를 겨냥한 보복전 양상으로 확산한 가운데,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약 40여 년간 구축된 이란의 '저항경제'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 발생한 폭격. [사진=로이터/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67b5e79485c7a.jpg)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공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이란의 슈퍼마켓 진열대는 비어 있지 않고 공무원 급여 역시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있으며 유가 급등이 오히려 역설적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저항경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란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수입이 어려운 의약품·자동차 부품·가전제품 등을 자체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해 왔다. 또한 수백 개 발전소를 전국에 분산 배치해 전력망 파괴 위험을 줄였고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석유와 식량·기계류를 맞교환하는 물물교환 방식도 활용해 왔다.
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 시절 제재가 강화하면서 원자재와 부품 수입이 어려워지자 국산품 중심의 경제 구조 전환에도 속도를 냈다.
지난달 28일 전쟁 발발 이후에도 저항경제는 일정 부분 작동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쟁에 앞서 지방 행정기관에 권한을 분산해 수입 절차를 간소화했으며 육로 국경을 통한 무역도 유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전직 이란 경제 관료는 "전쟁이 1년가량 지속되더라도 버틸 수 있는 회복력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 발생한 폭격. [사진=로이터/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d3b6521403931.jpg)
이란이 석유 의존 일변도의 경제 구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도 저항경제를 지탱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영국 싱크탱크 부르스 앤 바자르 재단의 에스판디야르 바트만겔리지 대표는 "이란은 지난 회계연도 약 70억 달러 규모의 철강 제품 수출 궤도에 올라섰다"며 "현재도 금속·화학·식품 등 비석유 수출만으로 월 20억 달러 수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 역시 역설적인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이란은 수백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지속적으로 수출해 하루 1억4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 상승이 전쟁 비용의 일부를 상쇄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저항경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세계 경제는 물론 이란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란은 밀·쌀 등 주요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상당량이 아랍에미리트를 경유한다. UAE가 공격 대상이 될 경우 식량 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비석유 산업시설이나 식수 인프라가 타격을 받을 경우 저항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중동이 전 세계 해수 담수화 역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관련 시설 피해는 민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설래온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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