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단순한 이동수단 제조사를 넘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를 근간으로 하는 '글로벌 지능형 기술 생태계'로의 완전한 전환을 선언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제시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등 전 계열사가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로봇과 AI 기술로 뒷받침하며 거대한 '기술 유기체'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비구동 모델이 지난 26일 현대차 제58기 정기 주주총회이 열리는 현대자동차 양재동 본사사옥에 전시돼 있다. [사진=현대자동차]](https://image.inews24.com/v1/660ebbe0162c02.jpg)
그룹의 맏형인 현대차는 로보틱스의 본격적인 상업화 시대를 예고했다.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는 주총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실제 생산 라인에 투입하기 위한 공정 최적화 단계를 마쳤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계를 구축, 로보틱스를 자동차에 이은 새로운 핵심 수익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기아는 이러한 기술력을 고객 경험과 수익성으로 연결하는 데 집중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고객 경험의 디지털화를 제품 전략의 최우선순위에 두고,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의 로드맵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며 "기아는 2027년까지 AI 기반 UX와 커넥티비티(연결성)를 결합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통합된 차세대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SDV)을 선보일 예정이며 이후 양산모델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기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에 로봇과 AI 기술을 접목해 고객 편의를 위한 혁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룹 기술 공급망의 핵심인 현대모비스는 '부품 제조사'에서 '플랫폼 제공자'로의 변신을 구체화했다. 특히 로봇의 근육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와 감속기 등 핵심 부품의 독자 개발· 양산 체계를 확립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로보틱스 핵심부품 사업은 자동차 부품 제조와 기술적 유사성이 높고, 아직 압도적인 시장 지배기업이 없는 분야"라며 "그간 구축한 구동·제어 기술, 양산제조 노하우에 기반해 로봇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액추에이터 생산에 집중하고, 장차 센서와 제어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오토에버도 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뒷받침 하기 위한 기술과 품질 수준 향상, 모빌리티 태크 기업으로서의 정체성과 역량 고도화에 집중한다. IT 사업 부문에서는 표준 관리체게의 글로벌 적용 확대, 신공장 제조 IT 구축·OT(Operational Technology), 로보틱스 사업 강화 등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차량 사업 부문에서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SW) 사업 효율화와 대외 사업 확대, 전장 SW 품질·기능 개선 등 사업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서비스와 기초 산업 계열사들도 그룹의 미래 비전 실현해 동참했다. 현대글로비스는 로봇과 AI를 결합한 '스마트 물류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물류 로봇 '스트레치'를 활용한 하역 자동화와 AI 기반의 항만 적재 최적화 알고리즘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SCM) 관리 효율을 극대화한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는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생태계 내에서 각 계열사의 역량이 효과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물류와 공급망 흐름을 최적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기술이 현장과 사업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실행력을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로봇과 AI 소재 핵심 공급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보룡 현대제철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와 관련해 "AI 데이터센터에는 후판·열연강판·냉연강판·형강·철근 등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대부분 제품이 적용된다"며 "로봇과 AI, 수소 시티 등 주요 사업에 들어가는 소재의 핵심 공급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9조원을 투자해 새만금을 로봇·AI·수소에너지 분야 혁신성장 거점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주총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AI·로보틱스 전략의 방향성은 전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통한 생태계 구축에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로봇을 만들거나 AI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소재(제철) → 부품(모비스) → SW(오토에버) → 제품(현대차·기아) → 유통(글로비스)으로 이어지는 전 밸류체인에 AI와 로보틱스를 수직 통합하는 것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이제 시장은 현대차를 단순한 차량 제조사가 아닌 로보틱스, 자율주행, AI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갖춘 첨단 모빌리티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완성차 제조사를 넘어 첨단 모빌리티 기업으로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