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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싸움'에 불지른 국민연금…MBK 임원에 찬성표


MBK측 이사 후보엔 '찬성'…고려아연 측 후보엔 '미행사'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가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일제히 반대한 MBK파트너스 측 인사에게 찬성하면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국민연금 수책위는 오는 24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총 4명의 이사 후보에게 찬성표를 행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과 미국 제련소를 짓는 크루서블JV가 추천한 월터 필드 맥랠런에게 전체 의결권의 절반을 찬성하고, 나머지 절반은 MBK·영풍 측이 추천한 이사들에게 일부씩 나눠 표결을 하는 방향이다. 반면 고려아연 경영진 측의 주요 후보들에 대해서는 미행사 입장을 정했다.

수책위 측은 "내부 의결권 행사 지침과 절차적 정당성을 근거로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삼담실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는 한국ESG기준원, 서스틴베스트, 한국ESG연구소, 한국ESG평가원, 한국의결권자문 등 국내외 7개 의결권 자문사가 해당 후보에 대해 모두 반대를 권고한 것과 상반된다. 특정 주주의 이해를 과도하게 대변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현재 고려아연의 이사회는 직무가 정지된 4명을 제외한 15명의 이사진으로 구성됐다. 최 회장 측 11명, 영풍·MBK 연합 4명의 이사가 포진됐다. 이중 6명(최 회장 5명, 영풍·MBK 1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고려아연은 임기 만료 이사 6인에 대한 차기 이사 선임과 관련해 5명은 이번 주총에서 선임하고, MBK 측 나머지 1명은 개정 상법에 따라 오는 9월까지 감사위원 분리선임 절차에 따라 충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영풍·MBK 연합 측은 5명의 이사 후보를 추천하며 이사 6인을 일괄 선임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문사 7곳이 반대한 동일 진영 후보에게 국민연금이 찬성한 것은 통상적인 수탁자 책임 판단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0일 고려아연 노조는성명서를 내고 "국민의 소중한 노후 자금이 국민의 일자리를 파괴하는 '칼'이 돼서야 되겠느냐"며 "국가기간산업을 투기자본에 상납한 국민연금의 기만적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MBK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의 과다겸직 문제가 이사의 충실의무와 결부된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한다. MBK가 추천한 후보들은 영화홀딩스, 연암홀딩스, 경진섬유, 동진섬유, 넥스플렉스, 단원홀딩스,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에서 이사를 겸직하고 이글파이브유동화제일차 감사도 맡고 있는 등 다수 법인에서 임원을 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 수책위가 고려아연이 보유한 국가핵심기술의 중요성, 공급망에서 고려아연이 차지하는 위상, 고려아연의 경영 안정성이 저해됐을 때 미칠 사회적 파장 등을 의결권 행사 방향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의결권 미행사가 기계적 중립이자 책임 회피,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면서 장기적 기업가치 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경영권 분쟁을 넘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기준과 책임성을 둘러싼 논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판단이 자본시장에 어떤 신호를 남길지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박은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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