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정부가 되풀이하며 강조해온 초고가 주택 보유세 강화 기조에 따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비롯해 마포·용산·성동 등 한강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집주인들의 보유세 부담이 한층 커지게 됐다. 그동안 집값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일수록 세 부담이 확대된다.
전문가들은 세금 부담 증가를 체감한 일부 집주인들이 매물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지만, 그 효과가 곧바로 집값 대세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자금 여력이 있는 집주인들이 매각 대신 보유를 선택하는 ‘버티기’에 돌입하게 될 경우 보유세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전세 보증금을 인상하거나 월세 전환을 확대하는 등 세입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풍선효과' 가능성도 제기된다.

1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은 지난해와 동일한 시세반영률(현실화율) 69%를 적용해 지난 1월 1월 기준 서울은 18.67% 상승했다. 전국 평균(9.16%)보다 높게 상승한 시·도는 서울이 18.67%로 유일하다.
강남구 26.05%, 송파구 25.49%, 서초구 22.07% 상승 등으로 강남3구 평균은 24.70%에 달했다. 한강벨트 지역에서는 성동구가 29.04% 올랐고, 양천구 24.08%, 용산구 23.63%, 동작구 22.94% 상승했다.
그동안 집값 상승폭이 컸던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공시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누적 기준으로 3.68% 오르는데 그쳤다. 이에 비해 송파구는 20.92% 상승했으며, 이어 성동구 19.12%, 마포구 14.26%, 서초구 14.11%, 강남구 13.59%, 용산구 13.21%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이에 지역별 대장주 아파트의 세금 부담도 커진다. 강남권의 40억원이 넘어서는 초고가주택과 20억~30억원대의 고가주택의 보유세 부담이 50% 이상 넘게 늘어나는 사례도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가 1세대 1주택자 가정해 공정시장가액비율(재산세 45%,종합부동산세 60%)를 적용해 산출한 결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84㎡ 기준 공시가격은 올해 45억6900만원으로 지난해(34억3600만원)보다 33% 높아졌다. 이에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친 보유세는 2855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6.1%나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9차' 전용 111㎡의 공시가격도 47억2600만원으로 같은 기간 36% 높아진다. 이에 보유세는 지난해 1858만원에서 57.1% 늘어난 2919만원으로 추정된다.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공시가격이 23억3500만원으로 30.9% 상승하면서 보유세는 지난해(289만원)보다 52.1% 증가하는 439만원으로 늘어난다. 성동구 행당동의 '서울숲 리버뷰자이' 전용 84㎡는 공시가격이 올해 17억69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7.8% 증가해 보유세가 54.6%나 늘어난 475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집값 상승세가 보유세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일부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당장 오는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더해 7월에 정부가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있어 추가 부동산 세제 조정안이 담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집주인들에게 복잡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함영진 우리은행 리서치랩장은 "공시가격 상승이 곧바로 집값 하향조정으로 바로 연결되기보다는 매물을 좀 더 내놓게 하는 효과가 예상된다"며 "정부가 발표 에정인 세제 개편안에서 보유세 실효세율을 높이는 등 향후 부동산 세 부담이 증가할 수 있어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주택임대사업 기간이 종료된 이들은 절세형 매도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 랩장은 "규제지역에선 4월 중순까지 토지거래허가를 고려해 매도 적기를 앞당길 수 있다"며 "실수요자로서는 세금 부담이 반영된 급매가 더 나올지 관망할 가능성이 열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급매 위주의 호가 조정과 관련 거래가 발생하는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서울에서는 공급 부족 등 집값 상승 압박 요인이 상당하기 때문에 집값을 크게 낮춰 매도하기가 쉽지 않고 대세하락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지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세금 부담은 일부 다주택자에 압박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압박 효과를 넘어 집값 하락 국면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버티기'에 돌입하는 집주인들이 세입자들에게 관련 비용을 전가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함 랩장은 "보유세 등 임대인이 부담하는 총 보유 비용이 늘면, 신규 계약 시 이를 월세 또는 보증금 조정으로 전가하려는 유인이 생긴다"며 "아파트 신규 입주 등 공급이 부족한 지역이거나 서울 도심·역세권·학군지처럼 주거 대체재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임대차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효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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