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조합사무실 업무를 중단합니다. 강제로 문을 열 경우 민·형사상 책임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16일 오후 4시께 찾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 재건축조합 사무실 앞에는 이 같은 공지문이 붙어 있었다. 경호업체 소속이라고 밝힌 건장한 남성 대여섯명이 사무실 앞을 지키고 있는 상태에서였다. 출입문은 열지 못하도록 막아뒀다. 조합 내부 갈등의 여파가 여전히 심각한 상태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청담르엘 자건축 조합 사무실 2026.03,16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b90068e1aacb31.jpg)
정비업계와 조합원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열린 청담르엘 조합장 해임 총회에는 전체 조합원 880명 중 512명(서면결의서 포함)이 참석, 조합장 해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481명이 찬성했고, 반대 23명, 기권 및 무효 8명이었다.
이날 총회에서는 △조합장 직무정지 △총회 비용 승인 안건도 함께 가결됐다.
지난해 10월 준공한 청담르엘은 청담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한 1261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그런데 조합이 시공사인 롯데건설에 지급해야 할 공사비를 납부하지 않으면서 롯데건설이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롯데건설이 조합으로부터 받아야 할 미수 채권은 공사비와 대여금 등을 포함해 총 15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지난해 12월부터 발생한 납부 지연 이자도 포함됐다.
롯데건설은 조합에 보류지 매각 등 자금 확보 방안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조합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롯데건설은 사업 안정과 조합원 피해 확대를 고려해 그동안 협의를 통한 해결을 우선해왔지만, 상황이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러 불가피하게 미수 채권 확보를 위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사이 조합은 최근 보류지 매각을 시도했으며 12가구 가운데 전용면적 84㎡ 2가구만 새 주인을 찾는 데 그치면서 추가 자금 확보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청담르엘 자건축 조합 사무실 2026.03,16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3d658acdfaf010.jpg)
조합장 해임 이후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질 경우 공사비 납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에 대해 조합원 A씨는 “높은 가격을 책정한다는 이유로 보류지 매각이 미뤄지면서 결국 조합장 해임 총회까지 열리게 됐다”며 “조합장은 해임됐지만 다른 임원들은 해임되지 않았는데, 새 조합장과 함께 보류지 매각 등 자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합장 해임 안건이 가결됐더라도 향후 법적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또다른 한계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파트 내 관계자는 “지난 14일 해임 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된 뒤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 사무실로 몰려가 충돌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며 “조합 측에서 이와 관련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어 총회에서 통과된 안건이 바로 효력을 발휘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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