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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폭등에 재계 긴장…반도체 원가·車 수요 ‘이중 부담’


삼성 직원 대피·LG 공급망 회의…재계 중동 상황 점검
GS·HD현대·한화 원유 수급 점검…비축유·우회 수송 검토
반도체 "헬륨·브롬 변수"…원가 상승 가능성 촉각
배터리 영향 제한적…車업계 "고유가 수요 위축 우려"

[아이뉴스24 이한얼·최란·권서아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자 국내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주요 기업마다 연일 대책 회의를 갖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K·LG·현대차·GS·HD현대·한화 등 주요 기업들은 최근 중동 정세와 국제 유가 변동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부 기업은 현지 직원 안전 조치와 함께 공급망 관리 조직을 중심으로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사진=연합뉴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중동 주요 산유국들은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이라크 남부 유전의 원유 생산량이 기존 하루 약 430만 배럴에서 130만 배럴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도 생산량 감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사진=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한 9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모니터에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6.3.9 [사진=연합뉴스]

삼성 직원 대피·LG 공급망 회의…재계 중동 상황 점검

삼성전자는 현지 직원 안전 확보 조치를 시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란과 이스라엘 직원들은 주변국으로 대피했다"며 "상황 변화에 따라 재택근무 전환이나 제3국 대피, 귀국 등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SK그룹 역시 유가와 소재 수급 상황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SK 관계자는 "유가 변화와 소재 공급 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국내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도 공급망 관리 조직 중심으로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본사 및 지역 공급망관리 담당 조직 주관으로 비상대책회의체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GS·HD현대·한화 원유 수급 점검…비축유·우회 수송 검토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원유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GS그룹은 허태수 회장을 중심으로 중동 정세 변화와 산업 영향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열사별 대응 방안을 사전에 점검하는 등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호르무즈 해협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2026.3.9 [사진=연합뉴스]

GS칼텍스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비해 비축유 활용과 원유 운송 경로 우회 등 수급 안정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도 그룹 차원에서 원유 및 제품 수급 상황에 대한 내부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정부 지침이 나온 단계는 아니지만 현업 부서와 소통하며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사진=연합뉴스]

한화그룹 역시 원료 수급과 공장 가동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상황을 주시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자체 조달 방안 도출 및 정부기관 협의를 통해 가동 안정화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헬륨·브롬 변수"…원가 상승 가능성 촉각

반도체 업계는 단기적인 생산 차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원자재와 에너지 비용 상승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HBM4 제품.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헬륨이나 브롬 같은 원자재는 이미 공급망이 다변화돼 있어 특정 지역 의존도가 높은 구조는 아니다"며 "지금 상황이 당장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헬륨 등 일부 소재는 중동에서 조달되는 비중이 있어 공급망 불안이 커질 수 있다"며 "석유나 LNG 가격 상승은 반도체 제조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영향 제한적…車업계 "고유가 수요 위축 우려"

배터리 업계는 현재까지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 운송 구조상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황은 아니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소비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현재 판매와 주요 사업 운영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사진=연합뉴스]
중동 사태 영향으로 중고차 전체 수출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동 지역 중고차 수출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는 가운데 8일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옛 송도유원지의 중고차 수출단지에 차량들이 빼곡히 주차되어 있다. 2026.3.8 [사진=연합뉴스]

KGM 관계자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에 육박하면서 운전자들의 주행 빈도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고유가로 인해 차량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 심리 위축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 불안이 단기적인 유가 충격을 넘어 산업 구조 변화와 맞물려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는 메모리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발전의 핵심 산업으로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로봇 산업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전 단계라는 점에서 중장기 성장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자동차 산업은 한국이 강점을 가진 AI와 정보통신, 개인정보 활용 체계 등이 얼마나 제도적으로 뒷받침되느냐에 따라 충분한 발전 여력이 있다"며 "결국 제도 변화가 산업 생태계 강화에 얼마나 맞춰지느냐가 중요한 리스크"라고 말했다.

또 "방산 산업은 전쟁 상황의 영향으로 수요가 부각된 측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전통 무기보다 첨단 무기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한얼 기자([email protected]),최란 기자([email protected]),권서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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