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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최고가격제 30년 만에 부활…가격 상한선 고시 추진


2주 단위 휘발유·경유 소매가 관리…위반 시 징역·벌금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 속 시장 개입…유가 자유화 이후 첫 조치
유통업자 부담 변수…석유사업법 근거 손실보전 논의도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정부가 국내 유류 가격 급등을 억제하기 위한 고강도 대응책으로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 시행을 공식화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분쟁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자 정부가 약 30년 만에 가격 통제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지난 6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다만 제도가 시행될 경우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판매가격 상한만 설정될 경우 정유사와 주유소 등 석유 유통업자들이 가격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떠안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상황 비상경제점검회의 후 브리핑을 열고 "석유 제품의 비정상적인 가격 결정을 방지하고 가격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가격제의 구체적 시행 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고 이재명 대통령은 최대한 신속 추진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부는 석유산업법에 근거해 이번 주 내에 최고가격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고시 제정 등 관련 절차를 신속 진행할 예정이다.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가 시행될 경우 정부가 일정 주기마다 유류 판매 가격의 상한선을 정해 고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업계에서는 2주 단위로 휘발유와 경유 등 주요 유종의 소매 가격 상한이 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선 주유소의 소매가 뿐만 아니라 정유사의 원유 도매가까지 통제할 것인지는 아직 결론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도가 시행되면 최고가격 지정제를 위반한 석유 사업자에게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고, 정부가 초과수익을 환수할 수 있다.

이 제도가 실제 도입되면 정부가 주유소 판매가격을 직접 관리하게 된다. 사실상 시장 가격 결정 구조에 정부가 개입하는 형태로, 국내 유류 가격 체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동상황대응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이한얼기자]

특히 이는 국내 석유 가격이 시장 자율에 맡겨진 이후 처음으로 추진되는 강도 높은 조치다. 한국은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정유사와 주유소가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을 결정해 왔다.

정부가 가격 상한을 설정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기름값 급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가격 통제가 시장 구조와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브렌트유, 두바이유 가격은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가장 큰 변수는 도소매 유통업자의 부담이다. 국제유가는 상승하는데 판매가격이 정부가 정한 상한선에 묶일 경우 정유사나 주유소 등 유통 단계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 주유소의 경우 마진 구조가 3~5%정도로 크지 않은 만큼 가격 통제가 장기화될 경우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안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최고가격 지정 제도만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들이 입을 수 있는 손실에 대한 보전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제도가 현실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판매가격만 묶어두면 정유사나 주유소 등 유통 단계에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만큼 업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장치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따르면 가격 규제로 인해 석유판매업자가 손실을 입을 경우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조항도 함께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최고가격 지정제가 추진 과정에서 유통 단계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어떻게 보전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한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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