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중남미 최대 의약품 시장인 브라질이 정부 조달 중심 구조를 바탕으로 현지 생산 유도와 규제 정비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새로운 전략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ea8c15feeef165.jpg)
10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HK이노엔 등이 잇따라 브라질 의약품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지구 반대편 국가 진출을 적극 모색하는 이유는 관련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브라질 의약품 시장은 2024년 기준 286억 달러(약 43조원) 규모로 조사됐다. 이는 중남미 전체 의약품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오는 2028년에는 383억 달러(약 57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브라질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규모만이 아니다. 브라질은 공공의료체계(SUS)를 기반으로 정부 조달 비중이 크고, 제네릭(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 확산에도 우호적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브라질은 신약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브라질 정부는 새 의약품과 의료기술의 도입 평가 절차를 정비하는 한편, 개발 초기부터 기업과 협의할 수 있는 장치도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해외 기업이 현지 공공기관·연구기관과 협력해 의약품을 공급하고 생산 기술까지 이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 이는 단순 수입을 넘어 현지 생산 기반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인 공급 역량을 갖춘 해외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지 제도 변화에 맞춰 국내 기업들은 브라질 공략 방식을 넓히고 있다. 생산 체계 구축에 나선 대표 기업으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HK이노엔이 꼽힌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브라질 정부가 2008년 도입한 '생산적개발파트너십(PDP)' 제도를 적극 활용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PDP는 해외 제약사, 현지 제약사, 국영 연구기관이 3자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해외 제약사는 일정 기간 제품을 공급하면서 생산 기술을 현지에 이전하고, 그 대가로 공공 조달 물량 공급 기회를 보장받는다. 기술이전이 끝난 뒤에는 일정 수준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구조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9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브렌시스'를 SUS를 통해 공급했고, 2020년에는 항암제 '온트루잔트'를 출시하며 제품군을 넓혔다. 온트루잔트는 트라스투주맙 성분 바이오시밀러 중 처음으로 PDP 방식으로 브라질 시장에 진입한 사례다. 이후 브라질에서 총 8종의 품목 허가를 확보했다.
HK이노엔은 2022년 말 현지 제약사 유로파마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노엔이 제조 기술을 이전하고, 유로파마가 현지에서 완제의약품 생산과 판매를 맡는 방식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충북 대소공장이 케이캡 주성분 원료의약품과 관련해 브라질 규제당국 GMP 인증을 획득했다. 향후 품목허가가 이뤄지면 원료 공급까지 연계할 가능성도 확보한 셈이다.
브라질은 해외 신뢰 규제기관의 GMP 점검·인증 결과를 활용하는 '규제 의존 제도' 도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인정 기관에 포함돼 국내 GMP 실사와 인증 결과를 브라질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다만 임상자료 인정 범위는 제한적이어서, 이를 얼마나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브라질은 국가별 규제 신뢰도를 달리 적용하고 있다"며 "백신과 바이오의약품, 원료의 등록·임상시험은 미국, EU, 일본 등 일부 선진국 자료만 인정한다. 식약처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 양국 협력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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