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성수4지구 입찰 '무효'⋯1.3조 재개발 '원점' [현장]


서울시·성동구, 건설사 개별 홍보·조합 위법 등 적발
"사업 또 늦어지나"⋯현장에선 조합원 등 우려 확산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성수4지구) 시공사 선정 입찰이 무효 처리되면서 재개발 사업 추진 시계가 되돌려졌다.

서울시와 성동구청이 건설사의 개별 홍보 활동과 조합의 위법 행위 등 입찰 규정 위반을 이유로 입찰 무효를 통보하면서 시공사 선정 절차가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간 경쟁은 일단 멈추게 됐다.

재개발 본격화를 앞둔 성수4지구 일대 골목. [사진=김민지 기자]
재개발 본격화를 앞둔 성수4지구 일대 골목. [사진=김민지 기자]

9일 찾은 성수4지구 현장에서는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성수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 대표 A씨는 "최근 성수4지구 재개발은 통합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 속도가 붙는 분위기였는데 시공사 선정이 무효가 되면서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며 "1지구는 GS건설로 굳어지는 것 같아 조합원들이 차분하게 다음 단계를 기다리고 있는데, 4지구는 건설사 간 과도한 싸움에 조합의 행정 미숙까지 겹치면서 '성수동 재개발 대장주' 타이틀이 무색해졌다"고 말했다.

성수4지구는 한강변에 지하 6층~지상 65층 총 1439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성수전략정비구역 핵심 사업지로 평가된다. 한강변 초고층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보니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치열한 시공권 확보 경쟁을 벌여왔다.

그런데 서울시가 점검에 나선 결과, 두 건설사 모두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개별 홍보 활동을 벌인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기준에 따르면 시공사 임직원은 조합원을 상대로 개별 홍보를 할 수 없다.

이례적 서울시 개입⋯"개별 홍보에 조합 절차 위반까지 '명백한 레드카드'"

이번 입찰무효 사태는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졌다.

서울시 주거정비과는 지난달 12일부터 진행된 실태 점검을 통해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두 곳 모두가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기준' 제15조(홍보 금지)를 위반했다고 판단, 성동구청에 3월 6일 입찰 무효를 통보했다.

서울시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며칠동안 점검한 결과,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개별적인 홍보 활동을 벌인 정황이 확인됐다"며 "지침상 홍보 행위가 1회 이상 적발되면 해당 참여자의 입찰은 무효로 간주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건설사뿐만 아니라 조합 집행부의 행정 절차 위반도 지적했다. 대의원회 의결 없이 특정 건설사의 서류 미비를 이유로 입찰을 번복한 행위가 공공지원 제도의 근간을 흔들었다는 판단이다.

시 관계자는 "조합이 대의원회 소집 공고 전 관련 자료를 구청(공공지원자)에 제출하지 않은 점 등 선정 기준 제21조를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조합의 행정처리 절차상 문제도 함께 지적됐다. 조합이 대우건설의 서류 미비를 이유로 입찰을 무효 처리하고 재공고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의원회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이 확인되면서다.

관할 자치구인 성동구청은 이에 즉각적인 후속 조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성동구청 주거정비과는 6일 서울시의 점검 결과를 토대로 조합 측에 '시공자 선정 관련 입찰 무효 조치' 공문을 발송했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선정 기준 제10조에 따라 입찰 참가자격 제한 및 입찰 무효 조치를 취하고, 그 결과를 구청에 보고하라고 요구했다"며 "향후 재입찰 과정에서도 유사한 위반 사례가 발생할 경우 해당 건설사의 입찰 참여를 원천 봉쇄하는 등 강력한 행정지도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한 사업장의 갈등을 넘어, 성수전략정비구역 전체의 시공사 선정 가이드라인을 바로잡겠다는 당국의 의지로도 풀이된다.

다만, 시공사 선정 입찰 후 무효 처리되는 등 일련의 사태로 인해 사업추진 지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현장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은 모습이다.

성수4지구 조합의 한 관계자는 "통합심의 통과 이후 시공사 선정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며 "사업 일정이 다시 밀릴까 걱정하는 조합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인근 중개업소들도 당분간 시장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무장길 인근 공인중개사 대표 B씨는 "성수4지구는 최근 사업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던 지역"이라며 "시공사 선정이 무효 처리되면서 매수를 검토하던 수요도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이어 "재입찰 일정이 불확실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거래 관망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재입찰 공고와 현장설명회 등을 다시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공사 선정까지는 최소 수개월 이상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이번 사건은 서울시가 공공지원 정비사업 과정에서 절차 준수를 상당히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사례"라며 "향후 성수전략정비구역 다른 지구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도 비슷한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향후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다른 지구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도 규정 준수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으로 해석된다.

입찰에 참여했던 건설사들은 일단 서울시 결정을 수용하면서 향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서울시와 구청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재입찰이 진행될 경우 최선의 제안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역시 "관련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서 공정하게 경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성수4지구의 사업 규모와 입지를 고려할 때 두 건설사가 재입찰에도 다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강변 초고층 개발이라는 상징성이 크고 사업 규모가 포기하기엔 크기 때문이다.

정비구역 내 타 지구들이 시공사 선정에 속도를 내며 '성수동 개벽'을 준비하는 사이,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4지구는 뜻밖의 쉼표를 찍게 됐다. 성수4지구가 무너진 공정성을 바로 세우고 다시 한강변의 주인공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시장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재개발 본격화를 앞둔 성수4지구 일대 골목. [사진=김민지 기자]
성수동 한강변 일대(1~4지구)는 최고 50층 이상, 250m 높이의 초고층 주거단지(약 9428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다만 핵심 지역인 4구역의 시공사 선정 입찰이 무효 처리되면서 이 곳 재개발 사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사진은 성수전략정비구역 조감도. [사진=성수4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김민지 기자([email protected])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성수4지구 입찰 '무효'⋯1.3조 재개발 '원점' [현장]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