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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값 1800원 돌파…정부 "엄정 대응" 정유업계 "난감"


3년 7개월 만에 전국 평균 휘발 가격 1800원 돌파
서울 휘발유·경유 모두 1880원대…체감 부담 확대
정부, 소매가 인상 엄정 대응 기조…합동점검 강화
정유사 "공급가 외 소매가는 통제 어려워"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기름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3년 7개월 만에 리터당 1800원을 넘어선 데 이어 경유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자 정부는 주유소 소매가 인상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발발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5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류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발발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5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류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유류 소매가 결정 권한이 일선 주유소에 있는 구조상 정유업계는 난감한 기류를 보이고 있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L)당 1821.98원으로 전일 대비 44.50원 올랐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1800원대를 돌파한 건 지난 2022년 8월 12일(1805.9원)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이다.

지난 4일 이미 1800원대를 넘어선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이날 L당 1882.85원으로 전날 보다 40.30원까지 상승했다.

통상 저렴한 유류로 여겨졌던 경유 가격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일 대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L당 1811.03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일 대비 82.26원 상승한 가격이다.

서울 평균 경유 가격은 1883.47원으로 전일 보다 79.42원 올랐다.

연일 유류 가격 인상이 이어지자 정부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아직 객관적으로 심각한 차질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갑자기 폭등했다. 아침 점심 저녁 가격이 다 다르고, 리터당 200원 가까이 올린 곳도 있다고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석유사업법 23조에 보면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 최고 가격을 지정하도록 돼 있다"며 "오늘 오후 가격을 점검해 높은 경우 고시를 통해 최고가를 지정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캐나다 출국 길에 오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이런 틈을 타 매점매석을 하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등의 행태들이 나오고 있는데 참 파렴치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상응하는 처벌이 분명히 따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엄정 대응 기조를 시사했다.

산업부, 공정위원회, 재정경제부, 국세청 등이 함께 범부처 합동점검단을 집중 운영해 주유소의 과도한 가격 인상과 담합 여부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히며, 시장 불안을 틈탄 편승 인상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하겠다는 강경 기조를 내세웠다.

필요할 경우 현장 점검과 행정지도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소매 가격 구조다. 주유소는 통상 정유사가 공급하는 도매가격에 카드 수수료, 임차료, 인건비 등을 반영해 자체적으로 마진을 붙여 판매가를 결정한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도매가격이 먼저 오르고, 이후 각 주유소가 이를 반영하는 방식이어서 가격 전가 속도와 폭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전국 주유소 대부분이 정유사 직영이 아닌 자영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정유사가 공급 가격을 제외한 소매가를 직접 통제하기는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탓에 한 정유사 관계자는 "공급가 외에 소매 마진은 사업자 판단 영역"이라며 "가격 인상 책임이 정유사로 집중되는 구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도매가가 일부 상승한 영향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이런 국면마다 정유사가 폭리를 취한다는 시선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유가 상승뿐 아니라 물류비와 금융비용, 환율 부담까지 겹치면서 주유소 운영 비용 자체가 높아진 것도 기름 값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단속 기조가 이어질 경우 가격 인상 자제 분위기가 형성되겠지만, 이란 사태 장기화시 근본적으로 원가 상승 요인을 억누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한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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