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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원로들 "李 대통령, '사법개혁 3법' 거부해야"


전 대한변협회장·여성변호사회장 14명 성명
"재판소원, 권력자만 위한 법 국민들 희생양 될 것"
"법왜곡죄, 수사·재판 위축...국민에게 피해 돌아가"
"대법관 증원, 대통령 인사권 행사로 사법 독립 훼손"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박보영 전 대법관 등 법조계 원로들이 여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사법개혁 3법'에 대해 국민 부담만 가중시키는 위헌법률이라고 비판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재판소원제)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2026.2.27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재판소원제)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2026.2.27 [사진=연합뉴스]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8명과 전 여성변호사회장 6명 등 총 14명은 4일 성명을 내고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은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권력 구조의 변경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헌법적 검토 없이 밀어붙이듯 처리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원로들은 법안별로 조목조목 위헌성을 지적했다. 우선 재판소원을 통한 4심제 도입(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대법원 확정판결을 다시 헌법재판소에서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법률 개정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라 개헌 사항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원로들은 이어 "권력자에게 대법원 확정판결을 마음대로 뒤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반면 일반 대다수 국민들은 강자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대통령과 국회가 임명할 수 있는 만큼 입맛대로 친정부 성향 재판관을 임명함으로써 대법원 확정판결을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일반 대다수 국민에게 재판소원제도는 실질적 권리구제를 제공하는 제도가 아니라, 기대만 부풀리는 고비용·저효율 제도에 불과하다"며 "'약자 보호'는 구호에 불과하고, 재판소원은 결국 '강자의 시간 끌기'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했다.

신설된 '법왜곡죄'(형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죄형법정주의를 무너뜨리는 위험한 형벌 입법"이라고 했다. 형벌 법규는 누구나 예측이 가능할 정도로 명확해야 하는데 법왜곡죄는 무엇이 왜곡인지에 대한 기준조차 불분명하다는 주장이다. 원로들은 "이는 정치적 기소와 보복성 고발의 빌미가 될 수 있으며, 판사와 검사의 독립적 판단을 위축시키는 강력한 압박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로들은 법왜곡죄가 기존 형사사법 구조와도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폭력·아동학대 사건과 같이 증거가 제한적인 사건에서 '처벌 위험'을 의식한 방어적 기소와 방어적 판결이 만연한다면 수사와 재판의 실질적 기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피해는 힘없는 일반 국민이 고스란히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미 직무유기·직권남용 등 처벌규정과 국가배상 제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형벌 조항을 덧붙이는 것은 제도 개선이 아니라 사법부와 검찰에 대한 형사적 통제 장치를 추가하는 것"이라며 "이는 권력분립의 정신과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재판소원제)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2026.2.27 [사진=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3.4 [사진=연합뉴스]

대법관을 26명으로 증원하는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사법부 장악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개정된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법안 공포 2년 뒤부터 매년 4명씩 3년에 걸쳐 대법관 총 12명을 임명하게 된다. 여기에 내년 6월 5일 정년(만 70세) 퇴임하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2030년 3월까지 임기가 종료되는 9명의 대법관 후임까지 감안하면 이 대통령은 임기 종료 전 대법관 22명을 임명할 수 있다.

원로들은 "대법관 증원은 단순한 인력 보강이 아니라 대법원의 판례 형성 구조와 사법 방향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면서 "충분한 연구와 국민적 합의 없이 단기간에 대폭 증원해 이해 당사자인 대통령이 대법원 구성에 광범위한 인사권을 행사한다면 사법부 독립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로들은 "결국 '사법개혁 3법'은 사법개혁이 아니라 삼권분립의 균형을 허물고 권력지형을 재편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했다. 또 "'사법개혁 3법'은 각각의 조항만으로도 중대한 위헌소지를 안고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대한민국의 사법구조와 삼권분립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개악이다. 결코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법왜곡죄 도입을 위한 형법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뒤 27일과 28일 연이어 재판소원과 대법관 증원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조 대법원장을 정면으로 조준해 노골적으로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27일 대구 민주운동기념회관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조희대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사법개혁의 원동력이 되었지만 반성이 없다"며 "저 같으면 사법불신의 모든 책임이 나한테 있다고 하고 대법원장직에서 사퇴한다.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자체가 민망하고 부끄럽지 않느냐"며 조 대법원장을 압박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도 국민을 위해 '사법개혁 3법' 공포를 숙고해달라고 말한 조 대법원장을 겨냥해 "사법개혁에 대한 저항군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거냐"면서 "사퇴에도 적절한 타이밍이 있다. 거취를 표명하라"며 재차 사퇴를 촉구했다.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재판소원제)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2026.2.27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4 [사진=연합뉴스]
/최기철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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