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스크린 골프장에 구현되는 골프장 코스도 저작권 보호대상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스크린 골프장 시장에 적지 않은 후폭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이번 소송에서 패소한 골프존은 골프장 설계자들에게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 손해배상금을 물 가능성이 커졌다.
![골프존 스크린골프 자료 사진.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0ae999e9a0236c.jpg)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26일 오렌지엔지니어링 등이 골프존을 상대로 낸 저작권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 선고에서 골프장 측의 저작권침해 주장을 기각한 원심을 깨고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같은 재판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미국 골프코스 설계회사 골프플랜 인코퍼레이션이 골프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같은 취지로 판결했다.
사건의 핵심은 골프코스가 창작성 있는 저작물인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골프코스를 설계할 때에는 골프규칙, 조성 부지의 지형, 골프장 이용객들의 편의성이나 안전성 등이 고려되기 마련이고, 그로 인해 창작적인 표현이 제한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골프코스 설계자는 골프 규칙 등에 따른 제한이나 조성 부지의 지형에 따른 제약 등을 고려하면서도, 골프코스를 이루는 여러 구성요소들을 다양하게 선택·배치·조합해 다른 골프코스나 개별 홀과는 구별되도록 창조적 개성을 발휘해 골프코스를 설계할 수 있다"면서 "골프코스 설계에 수반되는 실용적·기능적 요소에 따라 골프코스 설계자의 창작적인 표현에 현실적인 제한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골프코스의 창작성이 일률적으로 부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사건 각 골프코스에는 이용객들이 골프장을 이용하고 골프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시설물과 개별 홀들의 전체적인 형태 및 배치, 개별 홀을 이루는 기본적 구성요소의 위치, 모양 및 개수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요소들은 일반적인 골프코스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요소들이기는 하지만, 이용객들로 하여금 각 골프코스에서 티샷과 이어지는 샷, 그린 주변에서의 어프로치와 그린에서의 퍼팅 등 골프공을 쳐야 하는 각각의 상황에 따라 나름대로 적절한 전략을 세워 코스를 공략하도록 하고 개별 홀들의 순차적인 진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코스의 변화를 느끼면서 재미있게 골프를 즐길 수 있게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인공적인 조경이나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이용객들이 골프코스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등의 설계 의도에 따라 선택·배치되어 유기적인 조합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각 골프코스에 나타난 구성요소들의 선택·배치·조합이,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거나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이 사건의 각 골프코스는 창작자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 기존의 골프코스와는 구별되는 창조적 개성을 가진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오렌지 엔지니어링과 송호골프는 각각 골프장 소유주와 설계계약을 체결하고 19개 골프코스를 설계했는데,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 제작회사인 골프존은 골프장 소유주들과 이용협약을 체결한 뒤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에 각 골프장의 골프코스를 재현한 영상을 포함시켰다. 오렌지 엔지니어링 등이 골프존이 저작권을 침해했다면서 골프존을 상대로 228억여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영업정지와 자신들이 설계한 골프코스 영상물 등을 폐기하라는 청구도 같이 했다.
1심은 각 골프코스가 장조적 개성이 발현된 저작물에 해당한다면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골프코스는 기능적 요소만 있을 뿐 창작성 있는 표현물이 없다며 1심을 뒤집었다. 이에 오렌지 엔지니어링 등이 상고했다. 골프플랜도 별도로 골프존을 상대로 손해배상금 79억 5000만원을 청구을 청구했다. 영업정지와 함께 "저작권 침해행위로 만들어진 물건도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골프플랜 역시 1심에서는 일부 승소했으나 2심에서 패소하자 상고했다.
/최기철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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