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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2000m 빙하 아래 '빙저호' 비밀 드러나다 [지금은 기후위기]


극지연, 독자 기술로 빙저호 면적 등 세부 구조 규명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남극에는 두꺼운 얼음 저 깊은 곳에 호수가 있다. 약 2000m 빙하 아래 있는 호수인 ‘빙저호’의 면적 등 세부 구조가 드러났다. 2029년 시추에 나선다.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 연구팀이 남극에서 수천 미터 빙하로 덮인 빙저호의 세부 구조를 탄성파 탐사 기술로 정밀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빙저호는 거대한 빙하의 압력과 지열로 빙하 하단부가 녹아 형성된 호수다. 수만~수천만 년 동안 외부와 단절된 채 독특한 생태계를 유지해 ‘지구 속 외계’라 불린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처럼 얼음으로 덮인 천체와 환경이 비슷해 우주 생명체 탐사를 위한 핵심 연구지로도 가치가 높다.

극지연 연구팀이 청석호의 탄성파 탐사를 하고 있다. [사진=극지연]
극지연 연구팀이 청석호의 탄성파 탐사를 하고 있다. [사진=극지연]

극지연구소 강승구 박사 연구팀은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에서 남동쪽으로 약 270km 떨어진 지점에서 2021~2022년에 수행한 탄성파 탐사 자료를 분석해 빙저호 ‘청석호’의 세부 구조를 규명했다.

탄성파 탐사란 지표면에서 진동을 발생시킨 뒤, 지하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파동을 분석해 하부 지질 구조를 파악하는 기술을 말한다.

극지연 연구팀이 청석호의 탄성파 탐사를 하고 있다. [사진=극지연]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사진=정종오 기자]

‘청석호’라는 명칭은 대한민국 극지연구 초기부터 헌신하며 아시아 최초로 남극과학위원회(SCAR) 의장을 역임한 김예동 전 극지연구소 소장의 호 ‘청석’에서 따왔다.

분석 결과 청석호는 약 2.2km 두께의 빙하 아래 있었다. 면적은 여의도의 약 8배 크기인 23㎢, 수심은 최소 10m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호수 바닥에는 약 120m 두께의 퇴적층이 쌓인 것으로 추정된다.

극지연 연구팀이 청석호의 탄성파 탐사를 하고 있다. [사진=극지연]
청석호의 구조. [사진=극지연]

주현태 연구원(논문 제1저자)은 “120m의 퇴적층은 과거 남극의 환경 변화 기록의 보관소이자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미지의 미생물들이 존재하는 서식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초고난도 빙저호 시추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사전 정밀지도’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빙하 내부 구조와 두께를 미리 파악해 시추 위치 선정의 오류를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빙저호 시추는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 국가만이 도전한 고난도 기술이다. 실제 성공 사례인 미국 팀조차 두께 1km 안팎의 빙하에서 작업했던 점을 고려하면 2.2km 깊이의 청석호 시추는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이 될 전망이다.

극지연 연구팀이 청석호의 탄성파 탐사를 하고 있다. [사진=극지연]
청석호의 위치. [사진=극지연]

극지연구소는 이번 탐사 성과를 바탕으로 해양수산부와 협력해 2029년 청석호 시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The Cryosphere’에 지난달 실렸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남극에서도 가장 깊고 비밀스러운 영역인 빙저호를 탐사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우리만의 독보 기술로 빙저호를 미리 살펴볼 수 있게 되면서 시추 성공 가능성을 한 차원 높였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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