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석유화학 업계가 고부가 스페셜티 아이템으로 고성능 타이어용 소재인 SSBR(용액중합 스티렌부타디엔고무)등 합성고무에 주목하고 있다. 수요가 꾸준하고 마진도 좋기 때문이다.

SSBR은 내마모성과 접지력, 연비 효율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어 고하중 차량인 전기차와 SUV용 타이어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기존 범용 합성고무 대비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가격 경쟁보다는 품질 경쟁이 가능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합성고무 수요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와 고성능 타이어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배터리 때문에 차체가 무겁고,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마찰이 적은 타이어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마모가 덜하고 접지력이 좋은 고성능 고무 소재가 필수로 쓰인다. 특히 SSBR은 연비 개선과 내구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어 전기차·프리미엄 타이어용 핵심 원료로 자리 잡았다. 일반 고무보다 가격이 높아 업체 입장에서도 수익성이 좋은 제품으로 분류된다.
시장 여건도 나쁘지 않다. 합성고무의 주원료인 부타디엔 가격이 오르면서 제품 판매 가격도 함께 올라가고 있고, 중국과 유럽 타이어 업체들의 생산 회복으로 주문도 늘고 있다. 실제 SSBR 핵심 원료인 부타디엔 가격은 지난해 말 톤(t)당 950달러 수준에서 최근 1300달러에 근접했다.
주요 석유화학사들의 실적 차별화도 합성고무 사업에서 갈리고 있다. 범용 제품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스페셜티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사업 경쟁력을 앞세워 업계 내에서 드물게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SSBR과 NB라텍스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이 높아 시황 변동에도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었던 영향이다.
범용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를 유지해 온 LG화학도 전기차용 SSBR을 핵심 스페셜티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기차 타이어 수요 확대 흐름에 맞춰 고성능 합성고무 사업 비중을 키우는 전략이다.
회사는 고내구·저마모 등 성능을 강화한 제품 개발과 생산능력 확충을 병행하며 글로벌 타이어 업체 대상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범용 석유화학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성이 높은 합성고무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움직임이다.
롯데케미칼도 스페셜티 중심 사업 재편에 맞춰 합성고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합작법인 롯데베르살리스 엘라스토머스에 300억원을 추가 출자하며 생산능력 확충과 설비 고도화에 나섰다. 범용 석유화학 제품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합성고무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기 위한 조치다.
롯데베르살리스 엘라스토머스는 롯데케미칼과 이탈리아 베르살리스가 합작해 설립한 합성고무 전문 법인으로 최근 전기차용 타이어 수요 증가와 함께 시장 회복 흐름에 맞춰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합성고무 업황 개선에 힘입어 실적 회복세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인 정체를 겪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전기차용 타이어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SSBR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범용 제품과 달리 고부가 합성고무는 가격 경쟁이 덜해 수익성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한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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