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올리브영과 무신사 등 K-커머스를 반도체와 '차·부·장(자동차·부품·장비)'을 잇는 차세대 수출 병기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이 나왔다. 정부가 유통 플랫폼의 해외 진출에 불을 지피고 나서면서 '한국판 아마존'을 꿈꾸는 플랫폼들의 행보도 빨라질 전망이다.
13일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오는 25일까지 '유통기업 해외 진출 지원사업'에 참여할 13개 유통 플랫폼 참가자를 모집한다. 정부가 80억원을 투입하는 '해외 역직구 플랫폼' 활성화의 일환이다. 유통기업의 해외 진출과 역직구 활성화를 위해 교두도 역할을 해줄 뿐만 아니라 비용의 70%를 국가가 지원한다.
![역직구 플랫폼 활성화 이미지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bc03ba31ad25be.jpg)
"플랫폼이 곧 국력"... 수출 패러다임의 전환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류 열풍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해외 수요가 급증하는데도 역직구 시장은 성장이 매우 더디다"며 "역직구 시장을 넓히면 우리가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수출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판 아마존을 육성해 수출 병기로 육성한단 전략이다. 아마존이 글로벌 이커머스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역직구(Cross-border)'에 있다. 실제 아마존 입점 판매자의 50% 이상이 국경을 넘어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전체 셀러의 60% 이상은 미국 외 지역에 기반을 둔 제3국 셀러들이다. 단순히 해외 판매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전 세계 셀러를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여 글로벌 유통망을 하나로 묶는 '글로벌 밸류체인'을 완성한 셈이다.
아마존은 이를 통해 매년 천문학적인 수수료를 거둬들이고 있다. 2024년 기준 아마존의 제3자 판매자(3P) 서비스 매출은 약 1400억 달러(약 187조원)를 기록했다. 전 세계 셀러들과 소비자들을 자사 영토로 끌어들여 걷는 '플랫폼 통행료'가 핵심 캐시카우가 된 것이다.
정부는 한국판 아마존 육성을 통해 오는 2028년까지 수출 증가율 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직까진 지원사업에 참여할 플랫폼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업계 안팎에서는 이미 역직구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올리브영과 무신사 등을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두 플랫폼은 각각 'K-뷰티'와 'K-패션'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대표 주자들이다.
'K-플랫폼' 함대,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허브로
올리브영은 자체 역직구 플랫폼인 '글로벌몰'을 전면에 내세워 K-뷰티의 영토를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몰은 1000여 개 브랜드와 1만 종이 넘는 제품군을 보유한 독보적인 'K-뷰티 장터'로 성장하며 매출 다변화의 핵심 축이 됐다.
올리브영의 강점은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한 국가별 맞춤형 큐레이션이다. 안티에이징에 민감한 영국에는 '성분 뷰티'를, 한국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쫓는 일본에는 '국내 베스트셀러'를 전진 배치하는 식이다. 기후가 정반대인 호주에서는 별도의 시즌 프로모션을 가동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 역시 글로벌 스토어를 통해 'K-패션의 글로벌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전 세계 13개 지역에서 4000여 개의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며 매년 3배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일본 시장의 활약이 독보적이다. 2025년 일본 거래액은 전년 대비 145% 증가했으며, 10월에는 월 거래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역직구 시장 활성화에 힘주고 있는 다른 플랫폼들도 유력 참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11번가는 중국 대형 이커머스 기업 징둥닷컴(JD.com)과 손잡고 현지 '역직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W컨셉'도 글로벌몰을 통해 역직구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플랫폼'이 축적해 온 글로벌 네트워크가 정부의 지원 사업과 결합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의 역량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과 국경의 경계를 허무는 글로벌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단순한 판매 지원을 넘어 해외에서 우리 브랜드들의 유의미한 성공 사례를 지속적으로 창출함으로써,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K-라이프스타일의 가치를 전달하는 글로벌 허브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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