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한국식 매운 볶음면이 해외에서 돌풍을 이어가며 볶음면이 K-라면 성장의 핵심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 전체 라면 시장 규모는 국물 라면이 더 크지만, 인기와 성장률은 볶음면이 압도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K-푸드와 단맛·매운맛이 어우러진 '스와이시'(sweet+spicy) 트렌드가 맞물리며 국내 식품사들도 글로벌 볶음면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볶음면 인기의 주역은 단연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어 식품업계 최초로 연간 수출 9억 달러를 돌파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수출 증대와 K푸드 위상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지난해 7억 달러 수출탑 수상 이후 불과 1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삼양식품은 글로벌 시장에서 포트폴리오를 '삼양·탱글' 등으로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삼양식품은 10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해외 매출 비중은 80%에 달한다. 주력 시장은 미주, 중국, 동남아, 유럽 순이다.

농심도 볶음면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라면 볶음면', '신라면 툼바'에 이어 이달 중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60~70개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농심은 신라면 툼바에서 볶음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봤다. 신라면 툼바는 지난해 9월 출시 후 국내외에서 6000만봉 이상 판매됐다. 특히 볶음면 소비가 큰 동남아시아에서는 올해 볶음면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60% 증가했다.
![삼양식품의 글로벌 인기 제품 '불닭볶음면'.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afeb282b57f063.jpg)
CJ제일제당도 해외에서 볶음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라면 사업을 하지 않지만, 태국 등 해외에서는 '비비고 볶음면' 브랜드로 적극 확장 중이다. 지난해 말 태국에서 '매운떡볶이·치즈떡볶이·김치·K-치킨·스모키K-치킨' 등 5종을 선보였으며, 세븐일레븐·마크로·로터스 등 주요 유통채널 90% 이상에 입점해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세븐틴 멤버 이미지가 들어간 스페셜 에디션을 한정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CJ제일제당은 다음 볶음면 공략 국가로 중동을 점찍었다. 사우디의 경우 누들 가공식품 시장 규모가 연간 3000억원에 달하는 등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기존에도 중동에 제품을 판매해 왔지만, 핵심 시장인 아랍에미리트(UAE) 업체와 협력해 유통망을 추가 확보하며 ‘K-누들’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불닭볶음면 등장 이후 볶음면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처럼 해외에서도 한국식 매운 볶음면이 K-라면 열풍을 이끌고 있다"며 "전통적으로 국물 라면의 인기가 높긴 하지만 동남아는 원래부터 볶음면 비중이 크고, 유럽·미국은 스파게티 문화 영향으로 국물 없는 면류가 더 친숙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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