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홀로 밥을 먹을 때 외롭지 않게 친구가 돼 주는 휴대전화, 여기에 시선을 뺏기다 보면 내가 밥을 얼마나, 어떻게 먹었는지도 기억이 안 날 때가 많다. 그리고 이는 나를 살찌게 하는 지름길로 안내해 주는 나쁜 습관이 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산만한 식사는 체중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이덴대학 연구팀은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과 렙틴에 주목하면서 "식사를 시작한 후 약 20분이 지나면 GLP-1과 렙틴이 분비되는데, 스마트폰에 빠져 주의가 산만해지면 호르몬의 신호를 감지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호르몬 분비 감지 능력이 떨어지면 과식하게 되고, 필요 이상 섭취한 음식은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를 주도한 로테 반 딜런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식사 중 스마트폰 사용과 같은 다른 일을 하는 것은 뇌의 신호를 방해해 식사를 온전히 즐기는 것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팀은 "식사하는 동안 스마트폰 시청 등 다른 일에 집중하면 뇌에 인지 부하가 발생해 음식의 제대로 된 맛과 향을 감지하는 능력도 떨어진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연구팀이 42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며 레모네이드를 마신 그룹은 쉬운 과제를 수행한 그룹보다 50% 더 많은 당을 섭취하고도 단맛을 덜 느꼈다. 46명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참가자들은 모두 동일한 당도의 설탕물을 마셨지만, 어려운 과제를 수행한 사람들이 쉬운 과제를 한 사람보다 단맛을 덜 느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어려운 과제를 수행할 때 뇌 영역 중 미각 처리를 담당하는 섬엽과 고차원적 인지에 활성화되는 전전두엽 피질의 활동이 감소했다. 산만한 식사는 단맛뿐만 아니라 쓴맛, 신맛, 짠맛 등 모든 맛의 감지 능력을 저하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로테 반 딜런 교수는 "현대인들은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통해)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이는 건강한 식습관에는 좋지 않다. 더 많이 먹으면서도 식사를 즐기지 못하는 건 비극적인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논문 ↓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195666322002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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