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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숙취해소' 아무나 못 쓴다"…지각변동 '코앞'


과학적 근거 있어야 '숙취해소' 표시 가능…시장 재편 가능성
"오히려 기회 될지도"…업계, 규제 대응·타깃연령 확대 총력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숙취해소제 시장 지각 변동을 앞두고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내년부터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숙취해소'라는 문구를 표기할 수 없게 되면서, 수많은 제품이 난립하던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주요 업체들은 기능 인증을 위한 인체적용시험을 서두르는 한편, 다양한 맛과 제형을 확보해 타깃 연령층을 넓히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서울 지역 편의점에 숙취해소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지역 편의점에 숙취해소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년 유예 기간이 끝난 내년 1월 1일부터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로 보지 아니하는 식품 등의 기능성 표시 또는 광고에 관한 규정 제정 고시'를 시행한다. '숙취 해소' 기능 표시 및 광고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제품에 숙취해소라는 문구를 넣으려면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제품 복용 후 혈중 알코올 농도,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 등의 유의미한 개선을 입증해야 한다. 아울러 숙취해소제 표시·광고 시에는 인체적용시험 자료를 한국식품산업협회에 제출해 심의도 받아야 한다.

그간 숙취해소제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으로 분류돼 지금까지 인체적용시험으로 효능을 입증할 필요가 없었다. 이 때문에 기능이 입증되지 않은 제품들이 숙취해소제란 이름으로 난립하기 시작했고, 이를 소비자가 의약품 혹은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할 여지가 상당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관련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지며 규제 필요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오프라인 채널 기준 숙취해소제 판매액은 지난 2019년 2678억원에서 지난해 3473억원 규모로 29.6% 성장했다. 올해는 3500억원 규모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규제가 강화되는 내년부터 숙취해소제 시장의 대대적 재편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실제 효과 없이 숙취해소제란 이름으로 판매되던 대다수 제품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숙취해소란 단어를 직접 쓰는 대신 '음주 후', '술 마신 뒤' 등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해 판매를 이어가겠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적 견해다. 아울러 인체 적용 시험에 수억원이 들기에 영세업체 제품이라면 실제 효능이 있더라도 사라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 기술·자본을 모두 갖춘 업체들의 제품만 살아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진제약은 자사 숙취해소제 '파티히어로' 제품을 아예 정리하기로 했다.

HK이노엔,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한독 등 주요 업체들은 이미 가이드라인에 맞춰 인체적용시험을 마치고 시장 재편에 대비하고 있다. '여명808'을 판매 중인 그래미는 인체적용시험을 앞두고 있다. 숙취해소제 업계 관계자는 "규제 강화라고 하지만 숙취해소제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난립하던 시장이 자정되면서 기존 주요 플레이어들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숙취해소제 제품의 타깃 연령을 넓히려는 업체들의 시도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숙취해소제가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젊은층 선호도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숙취해소제의 제형도 중장년층 선호도가 높은 기존 음료 형태를 넘어 젊은층 선호도가 높은 스틱 젤리형, 이중제형, 필름형 등으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전다윗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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