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매일 무수히 많은 정보가 쏟아집니다. 정보 유통이 빛의 속도로 빨라져 늘 새로운 얘기에 둘러싸입니다. 모두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만, 그 안에 어떤 고민과 혜안이 녹아있는지는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뉴스24가 시작합니다. 화제의 인물을 찾아 직접 묻고, 듣겠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편집자]
사람과 사람을 통해 이뤄지던 금융 거래에 IT가 결합하면서 은행이 손바닥 위로 옮겨진 변화는 순식간이었다. 24년 전 핑거가 주도했던 국내 뱅킹앱 시대는 새 변화의 물결을 넘고 있다. 기자는 핑거의 안인주 대표를 만나 디지털 금융 플랫폼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핑거가 2009년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 뱅킹 솔루션을 만들었던 건 IT로 금융 소외를 해소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였다. 안 대표는 "핀테크로 경이로운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겁니다"라는 다짐으로 입을 열었다. 금융에 IT를 결합하면 인류가 금융 거래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2006년 핑거가 플랫폼 중심의 시장 진입 전략을 추진했던 것도 그런 관점이었다. 당시 디지털 금융 플랫폼이라는 용어를 각인시키는 건 쉽지 않았다. 투자자와 자문사에 용어를 설명하는 것도 어려웠다. 안 대표는 "그때는 많은 사람에게 우리가 생각하는 플랫폼에 접근시키는 게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2010년 들어 스마트폰 뱅킹 시대가 열릴 때 가장 어려운 일은 신용, 즉 레퍼런스를 쌓는 일이었다. 안 대표는 "PC에서도 안 보이는데 요만한 핸드폰으로 보이겠느냐는 질문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핑거는 아이팟에 스마트뱅킹을 구축해 실현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렇게 기업은행과 처음으로 아이폰뱅킹을 선보였다. 핑거는 이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갖고 다른 금융회사로 뻗어나갔다. 현재는 국내 금융회사가 가장 많이 도입한 스마트폰 뱅킹 솔루션이 됐다. 2020년 대만 라인에 라인뱅크를 제안한 것도 성공을 확신할 수 있었다.
핑거는 현재가 디지털 금융 플랫폼에서 변화의 물결이 일어날 시기라고 보고 있다. 안 대표는 "인터넷뱅킹에서 스마트폰 뱅킹으로 넘어오는 시점처럼 또 다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킹 채널에 접속하는 수단이 손가락이 된 것처럼, 앞으로는 목소리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그는 "내 목소리를 전달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목소리를 듣고 인공지능(AI)이 학습하고 예측하면 더 의미 있는 뱅킹이 된다"고 말했다.
핑거는 앞으로 일어날 변화의 물결에서도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안 대표는 "핑거는 남들보다 '될까?'하는 걸 일찍 도전해 경험을 쌓았다"고 했다. 핑거는 앞으로 은행들이 알뜰폰과 배달앱을 비롯한 플랫폼 사업자로 기반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또 다른 변화는 화폐다. 지류 증권을 전자증권으로 대체했듯 토큰증권(STO)과 같은 가상화폐까지 금융의 저변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안 대표는 "실물자산부터 가상자산이라고 하는 부분도 내 손안에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핑거가 블록체인까지 서비스를 확대한 것도 이런 미래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다.
혁신의 물결에서 주도권을 쥐는 건 기술력과 경험만으로는 어렵다. 결국 필요한 건 사람과 사람 간의 신뢰다. 안 대표는 "비즈니스가 꼭 정도로만 갈 수는 없지만 큰 틀 안에 고객이 있고, 파트너도 있다"고 말했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쌓였을 때 기술도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신뢰를 얘기할 때 조직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조직문화는 조직의 태도(Attitude)를 만드는 법이다. 핑거는 협력적인 소통과 학습이 창의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앞으로 핑거가 그려갈 '핑거 2.0'의 미래에도 450명에 달하는 전 계열사 인재들과 고객, 파트너가 큰 자산이라고 믿는다.
핑거는 국내가 아닌 글로벌로 확장할 만큼 성장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을 그리고 있다. 안 대표는 "클라우드를 통해 소트프웨어를 제공하는 '사스(SaaS)' 전문 그룹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은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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