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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에도 미니보험 시장 '썰렁'…카카오페이손보 혁신 통할까


MZ세대 보험 진입 장벽 낮추며 카카오 계열사 연계 상품 차별화 등 관건

[아이뉴스24 임성원 기자]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보험업 진출을 추진한 지 2년여 만에 미니보험 상품을 앞세우지만 경쟁력으로 삼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높은 시장의 규제 장벽 속에서 MZ세대의 보험 진입 문턱을 낮추면서 수익 모델로 입증하는 게 관건이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카카오 계열사와 협력해 다양한 생활밀착형 보험 상품을 선보이면서 차별화 전략을 시도할 전망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손보는 지난 4월 디지털 손보사 사업 본인가를 획득한 뒤 3분기 중 영업 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3천700만명이 넘는 가입자 수를 확보한 카카오페이는 동호회·휴대전화기파손·자동차·해외여행 등 연령층별 다양한 생활밀착형 상품을 개발 중이다.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 사업자로서 처음으로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사업권을 따내면서 어떤 시장 공략 방식을 택할지 관심을 받고 있다.

카카오프렌즈. [사진=카카오]
카카오프렌즈. [사진=카카오]

디지털 손보사는 온라인 채널만으로 보험 상품을 판매하거나 운영해 보험설계사나 영업점을 두지 않는다. 총 보험계약 건수와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와 우편, 인터넷 등으로 모집하게 된다.

카카오손보도 비대면 채널에 특성에 맞춰 출범 초반 미니보험이라 불리는 소액단기보험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액단기보험은 가입 기간이 짧고 저렴한 보험료로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보장해 준다는 점에서 젊은 층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보험사들은 골프·여행·레저·원데이 자동차보험 등 젊은 세대의 수요가 있을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앞서 지난해 6월 금융당국은 미니보험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소액단기보험사 설립 자본금 요건을 20억원으로 대폭 하향했다. 기존 신규 종합보험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금(300억원 이상)과 비교해 15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신규 사업자 진입 제약이 해소되면서 미니보험 시장의 열기가 살아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진입 장벽을 낮춘지 1년이 지나도 등록한 업체가 없는 상태다. 자본금 요건 외 종합보험회사와 같이 인적·물적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점과 연간 보험료 규모·보험 종목 등이 제한됐음에도 시가 기준 지급여력제도(K-ICS)를 적용해야 하는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기존 디지털 손보사를 표방한 캐롯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 등이 미니보험을 상품을 주력으로 내세우며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한 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캐롯손보 등은 비대면 채널을 통한 미니보험 상품 판매로 외형 성장은 보여줬다. 다만 저렴한 보험료 등 미니보험의 특성상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지 못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캐롯손보의 대표 상품인 탄 만큼만 결제하는 '퍼마일자동차보험'의 누적 가입자 수는 이달 초 기준으로 70만건을 돌파했다. 지난 5월 60만건을 돌파한 이후 두 달 만에 달성했다. 하지만 올 1분기 당기순손실은 1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4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지난 2020년 381억원, 2021년 650억원 연간 적자 규모를 나타내면서 올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손해보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 69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68억원으로 전년(16억원 손실) 대비 흑자 전환했지만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2분기 실적도 전망이 밝지 않다. 1일 단위로 가입 가능한 원데이자동차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내걸고 있지만 자동차 손해율이 악화하면서다. 지난 5월까지 하나손보 자동차 손해율(가마감)은 88.0%로 전년(84.0%) 대비 4% 올랐다.

KP보험서비스가 지난 12일 '한국형 보험상품 비교' 서비스를 업계 처음으로 선보였다. [사진=KP보험서비스]
KP보험서비스가 지난 12일 '한국형 보험상품 비교' 서비스를 업계 처음으로 선보였다. [사진=KP보험서비스]

하반기 등장하는 카카오손보도 미니보험을 통해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플랫폼을 무기로 한 만큼 차별화 전략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커머스·KP보험서비스 등 카카오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일상생활의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해 주는 방향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내비 기준으로 주행한 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내고 핵심 보장을 제공받는 보험 상품을 선보였다. 카카오페이 법인보험대리점(GA)인 KP보험서비스도 주요 보험사의 실제 가입자 후기와 보험계약 유지율 등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카카오커머스의 경우 GA 라이센스를 보유한 인슈어테크사 쿠프파이맵스와 함께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미니보험인 'onion 보험 선물' 17종을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손보가 향후 다른 카카오 계열사와 제휴를 통해 연계 상품을 내놓겠지만 현재 예상되는 미니보험 상품은 포화 상태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 대형사 외에도 하나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등이 MZ세대를 타깃으로 전략적인 미니보험을 적극 출시하면서다.

그러나 카카오손보가 카카오 계열사와 연계 상품을 선보이는 과정에서 또 다른 차별화 전략을 앞세울 경우 하반기 미니보험 시장에 게임체인저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초반 생활밀착형 미니보험을 중심으로 하는 건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MZ세대와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며 "카카오가 그동안 '플랫폼 기반의 사용자 경험 향상' 가치에 중점을 두고 활동을 해온 것으로 봤을 때 보험업에서도 동일한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 시장에 안착하는 데 시간이 소요될 수 있지만 이전 디지털 손보사와는 달리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돼 파급력을 무시 못 할 것"이라며 "향후 카카오 계열사와 협력해 보험 생태계 변화를 시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초반 혹은 시장상황에 따라 상당 기간 미니보험에 주력하며 MZ세대를 유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임성원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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