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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에 올인"⋯종근당 신약 파이프라인 '속도전'


신약 후보물질 CKD-508로 1세대 약물 개선 가능성 높여
연구소 시흥배곧지구 입주 땐 서울대병원과 시너지 기대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종근당이 지난해 경영실적이 전년 대비 위축됐으나 내용적으로는 호조를 보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종근당은 특히 암과 이상지혈증 분야 연구개발(R&D)로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 나서 향후 실적 전망에도 반영될지 주목된다.

종근당 충정로 본사. [사진=종근당]
종근당 충정로 본사. [사진=종근당]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586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995억원, 순이익은 1108억원으로 각각 59%, 48% 줄어들었다.

하지만 지난해의 실적은 전년도의 역대 최대 실적에 따른 역기저 효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종근당은 2023년 매출 1조6694억원, 영업이익 2466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각각 전년 대비 12%, 124%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 역시 2136억원으로 167% 상승했다.

2023년 11월, 종근당은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13억500만달러(약 1조73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그 해 실적에 반영됐다. 계약 대상은 저분자 화합물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억제제 'CKD-510'으로, 당시 종근당은 계약금 8000만 달러(약 1060억원)를 수령했다.

CKD-510은 심방세동 환자에서 발생하는 미세소관 붕괴를 억제해 칼슘이온 이동을 정상화함으로써 심방세동 부담 감소와 좌심실 기능 향상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후보물질이다. 종근당은 CKD-510을 희귀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CMT)'와 심장질환 치료 목적으로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기술이전 역기저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실적 감소 현상이 발생했으나, 올해엔 노바티스가 CKD-510의 임상을 진행할 경우 추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진행 속도에 따라 종근당이 향후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최대 12억2500만 달러(약 1조6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신약 R&D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해마다 1500억원 안팎에 달한다. 2020년 1497억원, 2021년 1635억원, 2022년 1814억원, 2023년 151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1423억원을 투자했다.

종근당은 만성질환부터 암 등 난치성 질환까지 포괄하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 중이다.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위한 'CKD-702'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이 대표적인 후보물질이다.

종근당 충정로 본사. [사진=종근당]
종근당 효종연구소 연구원이 의약품 분석을 하고 있다. [사진=종근당 제공]

CKD-702는 이중항체 항암제로,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와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을 동시에 표적으로 삼아 수용체 분해를 유도하고 신호를 차단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사멸하도록 돕는 '항체 의존성 세포 독성(ADCC)'을 활용한 것이 강점이다.

CKD-508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 에스터(CE)와 중성지방(TG) 운반을 조절하는 효소인 '콜레스테롤 에스터 전이 단백질(CETP)'의 활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를 통해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수치를 낮추고,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C) 수치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LDL-C 수치가 높으면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유발하고, 심장병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반대로 HDL-C 수치가 높으면 LDL-C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즉, LDL-C가 낮고 HDL-C가 높을수록 혈관이 깨끗해져 심혈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CKD-508은 업계에서 기존 1세대 CETP 저해제의 한계를 극복한 2세대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에 문제가 됐던 지방세포 축적, 약효 미약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CKD-508에 대해 "혈압 상승 등 문제로 개발이 중단된 1세대 CETP 저해제의 단점을 해결해 저용량에서도 효과가 기대되는 약물"이라며 "개발에 성공할 경우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종근당은 지난해 12월 시흥시가 추진한 배곧지구 국가 바이오산업 선도 제약기업 유치 공모에 참여한 바 있다. 총 3개 기업이 평가를 받았으며, 그중 종근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종근당과 시흥시가 협의 중인 부지는 배곧지구 연구용지3-1로 7만9790.8㎡(약 2만4136평) 규모다.

종근당이 배곧지구 입주를 결정하면 학계와의 연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와 서울대병원 시흥배곧서울대병원(가칭)이 배곧지구 입주를 확정했기 때문이다. 시흥배곧서울대병원은 오는 2029년 개원을 목표로 올해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종근당과 시흥시는 △투자 시기 및 규모 △사업 계획 △국가첨단전략산업 내 바이오산업 분야 발전 방안 △관내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과의 동반 성장 계획 등을 협의 중이다.

/정승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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