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방사선으로 암세포 사멸"⋯SK바이오팜, RPT에 '진심'


노바티스 '플루빅토' 호조에 RPT 시장 급성장⋯대규모 투자 잇달아
내년까지 임상1상 진입 목표⋯저분자 단백질 기반 RPT 연구도 진행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방사성의약품(RPT) 시장이 전망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팜이 RPT를 미래 전략으로 낙점하며 공동연구를 통해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방사성의약품 관련 이미지. 기사에 언급된 기업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개월 동안 글로벌 제약사들이 방사성의약품(RPT)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는 레이즈바이오를 41억달러(약 5조8900억원)에, 아스트라제네카는 퓨전 파마슈티컬스를 24억달러(약 3조4400억 원)에 사들였다. 지난해 비만 치료제 '위고비'로 주목받은 일라이릴리는 포인트 바이오파마를 14억달러(약 2조원)에 인수했다.

RPT 시장은 노바티스가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성분명 루테튬 비피보타이드테트라세탄)'를 상용화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플루빅토는 2022년 3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출시 첫해에만 2억7100만달러(약 36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2028년에는 매출이 38억7000만달러(약 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노바티스는 RPT 기업인 마리아나 온콜로지를 10억달러(약 1조4300억원)에 인수해 적응증 확대와 매출 강화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RPT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는 긍정적인 시장 전망과 함께 안정성이 개선된 '방사성동위원소' 때문이다. RPT는 세포 구성 물질이나 생화학적 경로에 작용하는 약물에 방사성동위원소를 결합해 체내에 투여한 뒤, 표적에 도달한 방사성동위원소가 방사선을 방출해 질병을 진단·치료하는 의약품이다. 외부 방사선원 요법(EBRT)과 달리, 표적 세포에만 방사선을 집중시켜 비표적 세포에 대한 독성이 거의 없어 정상 장기 손상을 줄일 수 있다.

미국 핵의학 전문 학술지 JNM에 따르면 플루빅토에 사용된 방사성동위원소 '루테튬-177'은 높은 표적 선택성, 제한된 방사선 침투 깊이, 적절한 반감기 등의 특성으로 암 치료에서 안정성이 뛰어나다. 특히 전이성 전립선암과 같은 난치성 암에서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한다.

SK바이오팜 연구원이 물질 분석을 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팜 제공]

SK바이오팜과 퓨처켐, 셀비온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RPT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SK바이오팜은 SK그룹 오너일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투자를 시작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이 직접 챙기는 분야로, 미국 기업 테라파워와의 방사성동위원소 '악티늄-225' 공급 계약을 주도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악티늄-225는 원료 물질인 토륨-229에서 추출되며, 미국 에너지부를 통해서만 확보할 수 있다. 테라파워는 에너지부로부터 토륨-229를 독점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SK바이오팜은 지난해 7월 홍콩 기업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로부터 후보물질 'FL-091'을 도입한 뒤 물질명을 'SK35501'로 변경하고 전임상 단계에 돌입했다. SK35501은 대장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단백질인 뉴로텐신 수용체(NTSR1)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암세포를 사멸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내년까지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바이오팜 RPT 파이프라인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바이오텍 기업 프로엔 테라퓨틱스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최근 외부로부터 도입한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프로엔 테라퓨틱스는 자체 플랫폼인 '아트바디'를 기반으로 이중 표적이 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오는 2027년까지 저분자 단백질을 기반의 전임상 후보물질 최대 2개를 도출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들도 저분자 단백질에 대한 관심과 접근이 높아지고 있다"며 "저분자 단백질은 항체 치료제보다 제조 단가가 낮고 종양 침투력이 높아, 항체 치료제의 주요 단점인 독성과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RPT 시장 규모는 7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11.3%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2032년에는 19조7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승필 기자([email protected])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방사선으로 암세포 사멸"⋯SK바이오팜, RPT에 '진심'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