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카카시(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왜 여기서 나와?"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G-STAR)를 방불케 했다. 핀볼 게임 기기가 배치되는가 하면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우주비행사의 코스프레, 노래 공연과 같은 콘텐츠들이 총동원됐다. 국내·외 게임쇼나 서브컬처 전시회 이야기가 아니다. 이곳은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공식 전야제이자 미디어 대상 행사인 CES 언베일드(CES Unveiled)다.
CES 2025 개막을 이틀 앞둔 5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CES 언베일드가 개최됐다. CES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다. 언베일드는 '베일을 벗기다'는 의미로, 그 해 CES에서 주목받을 만한 제품이나 솔루션을 본 행사인 CES에 앞서 미디어에 먼저 공개하는 자리다.
다수의 언베일드 참여사들은 자세한 소개보다는 간단한 시연에 무게 중심을 뒀다. 제품 또는 솔루션을 간략하게 전시하고, 자세한 설명은 제품 담당자에게 직접 듣는 식이다. CES 혁신상을 수상한 기업 관계자는 "언베일드는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제품에 대한 보다 깊은 내용은 본 행사에서 소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TA에 따르면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CES 2025에는 160여개국 480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지난해 대비 235곳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다. 미국 기업이 1509곳으로 가장 많다. 중국 기업 수가 1339곳으로 뒤를 잇는다. 한국 기업 수도 1031곳으로 역대 참여 기록을 갱신했다.
CES 참여사는 많은데 스포트라이트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엔비디아,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걱정이 덜한 편이다. 반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곳들은 얘기가 다르다. 제품과 브랜드를 더 알리기 위해선 본 행사에 앞서 한 번이라도 더 축약해 소개할 필요가 있다. '기술·경쟁력이 높다'며 혁신상까지 받은 기업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CES 언베일드 현장에서 게임쇼, 모터쇼와 같은 시선을 집중시키는 여러 콘텐츠들이 등장한 배경이다.
AI 에이전트 솔루션인 AI NOVA(노바)로 CTA로부터 AI 혁신상을 수상한 폴라리스오피스 측은 우주비행사 복장을 입고 현장을 거닐며 글로벌 미디어 관계자들에 AI NOVA를 알리기도 했다.
혁신상 수상과 관련해 지준경 폴라리스오피스 대표는 "혁신상 수상과 함께 전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CES 언베일드에서 폴라리스오피스의 기술력을 선보이게 돼 매우 기쁘다"며 "AI NOVA는 단순한 생산성 도구를 넘어, 사용자들이 보다 스마트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혁신적인 AI 에이전트"라고 설명했다.
바디프랜드는 CES 혁신상 수상작인 AI 헬스케어로봇 '733'을 언베일드 현장에 가져왔다. 국내·외 미디어 등 참관객들은 "로봇공학, AI, 디지털 헬스케어가 융합된 제품을 선보이며 헬스케어로봇의 기술적 진화를 확인시켜줬다"고 평했다.
바디프랜드 측은 "733은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함은 물론 글로벌 고령화 시대에 대응하는 재활 영역으로까지 확대해나가고자 하는 신호탄"이라며 "향후 바디프랜드만의 독자적인 로보틱스 테크놀로지 저변을 확대해 모든 이들이 헬스케어로봇을 통해 건강한 미래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Sybran 이노베이션은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신대를 제작해 부스에 진열했다. 담당자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카카시'를 코스프레한 채 제품을 소개했다. Unknown-Planet 테크놀로지는 줄 없는 스마트 기타(Stringless Smart Guitar) 제품을 소개하며 음악을 공연했다.
게임기 제조업체인 스턴 핀볼(Stern Pinball)은 CES 언베일드에 90년대 오락실에서 볼 수 있었던 아날로그 핀볼 게임기를 들여와 주목받았다. 이들은 핀볼 게임기에 오랜 기간 대중의 사랑을 받은 던전앤드래곤 IP(지식재산권)를 접목시켰다. 이에 대해 한 미디어 관계자는 "고전(핀볼)과 고전(던전앤드래곤)의 결합이 이색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외 기업들이 받은 CES 혁신상은 CTA가 혁신 기술과 제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그중에서도 최고혁신상은 각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보유한 기업 1개사에 수여한다. 현재까지 20개가 발표됐다. 이날 기준 총 7개 최고혁신상을 한국 기업이 거머쥐었다. CES 종료시까지 추가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안세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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