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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카드 김덕환에겐 대체 무슨 일이?


무단결근? 오너와 불화? 비서 추문? 추측만 가득

|금융지주 이사회 개편 취지와도 다른 잣대 논란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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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났던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가 경영 일선으로 돌아왔다. 그 배경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며, 설왕설래가 끊이질 않는다. 사직과 경영 복귀 과정이 그야말로 미스터리다.

김 대표는 지난 2021년 4월 현대카드 각자 대표이사에 올랐다. 당시 49세였던 김 대표는 업계 최연소 최고 경영자(CEO)로 주목받았다. 정태영 대표이사 부회장 다음 넘버2 자리에 올랐다. 김 대표는 2011년 현대캐피탈에 합류하면서 정 부회장, 부인인 정명이 현대커머설 사장과 인연을 맺었다.

김 대표는 2016년에 카드사로 옮기면서 탄탄대로를 열었다. 상무 직급으로 출발해 2018년 전무로 승진하면서 카드 부문 대표를 맡았다. 다시 3년 만에 등기 대표이사로 발탁돼 정 부회장과 업무를 나누는 위치까지 올랐다.

그런데 현대카드 최연소 김덕환 대표가 1년 반 만에 갑자기 사직했다. 당연히 이유에 관심이 쏠렸지만, 현대카드는 입을 꽁꽁 다물었다. 한결같이 모르쇠로 일관했다. 다시 반전이 일어난 건 4개월 뒤. 이사회의 선임 절차 등의 문제로 카드 부문 대표로 복직했다. 곧 절차를 밟아 대표이사로 선임할 것이라고 현대카드는 공식적으로 설명했다.

금융회사의 등기이사 변동은 금융감독당국도 항상 체크하는 사항이다. 비공식적이라도 감독 당국이 금융회사의 경영진 변동 이유를 체크하는 건 상식이다.

그런데 이번 현대카드 김덕환 대표와 관련해선 금융감독원의 관련 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자의 질의에 "대표 교체 이유가 업무와 관련한 얘기면 당연히 보고해야 한다"면서도 "일신상의 이유에 대해선 통상 어떤 이유인지 보고할 의무가 없어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김 대표가 사임 직전 40여 일간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현대카드의 답변도 종잡을 수가 없다. 당시 회사에서 김 대표가 사라지자 "김 대표가 해외 출장을 가서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고 했으나, 계속 회사에 나오지 않자 그때부터 괴소문들이 돌았다.

출처를 확인할 순 없지만, 당시 김 대표가 담당 비서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해 징계성 사임 조치를 당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물론, 현대카드는 "관련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총수 일가와의 불화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앞서 중도 사퇴한 이병휘 현대커머셜 대표도 정 부회장과의 갈등이 원인으로 알려졌었다.

김 대표가 다시 복귀한 최근엔 또 말이 달라지고 있다. 당시 40여 일간의 점적 당시 해외 출장설과 관련해 "결근은 아니고 대표이사들이 일정을 공유하거나 보고할 의무가 없기에 출장 등 정확한 일정까진 알 수 없다"고 했던 말이 이번엔 "확인해 보니 당시 김 대표는 해외에 있지 않았고, 국내에 있으면서 출근했다"로 바뀌었다.

소셜미디어(SNS) 홀릭인 정 부회장은 김 대표 사임 소식이 알려진 다음 날, 이런 심경을 남겼다. "하루하루가 귀중하고 힘들지. 아무 일 없이 편안하게 지나가면 웬일인가 싶고, 무슨 일이 있으면 오늘은 왜 이리 험한가 싶고." 무언가 일이 있긴 있는데, '일신상의' 이유를 대며 꽁꽁 싸매고 있다는 강하게 풍겼다.

요즘 금융지주회사들의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이런저런 제도 개선 얘기가 나온다. 주인이 없어 셀프·황제 연임을 하고 있고, 그래서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은 인물이 이사회에 들어가야겠다는 게 요지다. 금융당국이 특정 금융회사가 돌아가는 일을 알아야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지금 상황을 보면 주인 있는 금융회사도 별로 달라 보이진 않는다. 깜깜한 건 매한가지다. 다른 것이라면 감독 당국이 당연히 체크해야 할 필요성을 이들에게선 느끼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애써 못 본 척하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의 첫 금융위기인 1997년 IMF 외환위기 후 두 번째 금융위기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이어진 신용카드 부실 사태였다. 당시 업계 1위 재벌 계열사인 LG카드가 엎어져 간판을 내렸다. 삼성카드도 간판만 안 내렸을 뿐 만만치 않은 부실로 곤욕을 치렀다.

/이재용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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