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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 '강'도 몸부림치는데…지자체는 위기의식 없나


전남 순천시, 부산 동구청 등 잇따라 기후대응 전담부서 신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2017년. 뉴질랜드는 새로운 법률을 제정했다.

뉴질랜드 북섬에 있는 왕가누이 강이 법적 대리인을 고용해 자신의 권한을 가질 수 있게 관련 법률을 만들었다. 즉 강에 위협을 가하거나 오염시키는 사람이 있다면 강은 해당 사람을 고소할 수 있게 됐다. 자연계인 ‘강’에게도 법적 인격을 부여한 것이다.

망가져 가는 강은 물론 파괴되는 생태계를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회복불능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상황을 방증하고 있다.

지구 가열화에 따른 기후위기로 폭염, 폭우, 폭풍, 가뭄, 허리케인, 산불 등 '극심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NOAA]
지구 가열화에 따른 기후위기로 폭염, 폭우, 폭풍, 가뭄, 허리케인, 산불 등 '극심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NOAA]

기후위기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길을 찾고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있다. 우리나라는 5년마다 정권이 바뀌다보니 중앙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은 ‘이랬다 저랬다’ 춤을 춘다. 시쳇말로 ‘갈짓자(之)’에 다름 아니다.

문재인정부에서는 ‘원전축소, 재생에너지 확대’였는데 윤석열정부는 ‘원전확대, 재생에너지 정체’ 정책으로 180도 달라졌다. 정권이 바뀌면서 정책 자체가 완전히 뒤바뀌어버렸다. 중앙정부 정책만 지켜보던 지방자치단체로서는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정부에서 만든 탄소중립위원회도 윤석열정부에서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로 탈바꿈하면서 조직과 인원이 반으로 줄었다. 탄소중립과 반대개념인 ‘녹색성장’을 끼워 넣으면서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일관성 없는 중앙정부의 정책으로 더는 지방자치단체가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스스로 ‘몸부림쳐야’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중앙정부의 정책과 무관하게 지방자치단체별로 해당 지역에 맞는 ‘맞춤형 기후위기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별로 전담부서를 만들어 ‘그들이 살고 있는 그곳만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몇몇 지자체에서 전담 기구 신설 등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부산 동구청은 지난해 1월 지탱 가능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기후환경정책계’를 신설했다. 당시 부산 동구청 관계자는 “영·유아, 어린이, 노령인구 등 기후환경 취약계층을 포함한 구민의 환경복지를 구현하는 과제를 선정해 추진할 것”이라며 “동구형 온실가스 컨설턴트 선발, 탄소중립 생활실천 방안을 주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도 차근차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1년이 지난 지금 변화가 있었을까. 심규만 부산 동구청 기후환경정책계장은 “지난해 동구청에 있는 4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40회에 걸쳐 전문가를 중심으로 환경관련 교육을 실시했다”며 “올해는 이를 중, 고등학교로 확대해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구청은 부산 북항 근처에 있어 특히 폭우에 취약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이와 관련해 손 계장은 “북항에 만조가 되고 폭우가 겹쳐지면 동구청 도로가 침수되는 등 역류 피해가 큰 것이 지역 특징”이라며 “재난안전 부서와 함께 이 같은 위험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순천시는 올해 1월 호남지역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기후에너지과를 신설했다. 기후에너지과는 총 10명의 직원들로 구성됐고 과장을 포함해 기후변화정책팀(5명), 기후변화대응팀(4명)이 있다.

순천시에는 대형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업체가 거의 없다. 도로 수송부문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이런 지역 특성을 고려해 에너지 전환과 효율화,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순천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기에 태양광 보급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후·에너지 관련 시민 교육과 포럼 개최 등으로 순천시 에너지 분권은 물론 궁극적으로 ‘순천시에 걸맞은’ 기후위기 해법을 찾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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