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미끄러진 전셋값에 불안한 세입자…왜


역전세에 보증금 떼일 우려 커져…'전셋값 거품' 정상화란 지적도

[아이뉴스24 이혜진 기자] 최근 역전세(전셋값이 계약 시점인 2년 전보다 떨어진 상태)에도 속앓이를 하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이사를 앞두고 깡통전세(보증금을 떼이는 것)의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역전세 현상이 전셋값의 거품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국토교통부가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갱신된 전세 계약 중 기존 보증금보다 저렴한 가격에 갱신한 사례는 125건으로 1년 전(84건)에 비해 49% 급증했다. 최근 치솟았던 전셋값이 떨어지며 역전세가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7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에서 아파트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지역은 18곳이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추후 집을 팔아도 대출금이나 전세보증금을 충당하기 어려운 '깡통 전세'가 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7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에서 아파트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지역은 18곳이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추후 집을 팔아도 대출금이나 전세보증금을 충당하기 어려운 '깡통 전세'가 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역별로는 서울이 32건을 기록해 역전세 현상이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대구(31건)와 경기(27건), 세종(8건), 인천(7건)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에서 역전세 계약의 평균 전세금 차액(종전 보증금 평균-갱신 보증금 평균)은 6천128만원으로 나타났다. 집주인들이 계약을 갱신하면서 평균 6천만원 이상의 금액을 세입자에게 돌려준 셈이다.

이처럼 최근 역전세 현상이 확대되자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떼이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자 중 올해 들어 9월까지 보증금을 떼인 건수는 3천50건, 금액은 6천466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이는 지난해 연간 보증금 미반환 규모(2천799건·5천790억원)를 넘어선 수치이기도 하다. 집주인으로부터 받지 못한 보증금을 HUG가 세입자에게 대신 내준 사례가 많다는 의미다.

집주인에게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을 되찾기 위해 법원을 찾는 세입자도 증가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10월 전국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1천376건)은 1년 전보다 85.9% 늘었다.

이 가운데 수도권의 신청 건수(1천89건)가 전체의 80%에 달했다. 법적으로 보호받기 위해 임차보증금과 주민등록일자 등을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등기하는 사례도 증가했다.

집주인도 고통스럽기는 매한가지다. 실제로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처지에 놓인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할 때까지 월세를 내주는 조건으로 나가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역월세' 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이 같은 현상이 전셋값 거품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전세 수요에서 비롯된 전셋값 거품이 있었다는 게 중론"이라며 "역전세 현상에 따른 전셋값의 하락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기에 일어난 국내 주택 시장의 이중 버블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혜진 기자([email protected])






alert

댓글 쓰기 제목 미끄러진 전셋값에 불안한 세입자…왜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