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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취임 100일 앞둔 이재명, '진정한 소통' 고민할 때


제1야당 대표의 '선택적 소통'…기자·동료 의원도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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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두 가지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음"이라고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5일 취임 100일째를 앞두고 있다. 지난 8월 당선된 이재명 대표는 취임 첫 지시로 당원과의 소통을 위한 공간(당원존) 설치를 명령했다. 취임 이후 정기적으로 전국 곳곳을 방문해 지역민을 만나 현안을 청취했으며, 심심하면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도 켰다. 예기치 않은 현장 일정을 많이 만들어 기자들을 힘들게 하기도 했지만, 제1야당 대표의 외부 소통 노력은 생각보다 평가할 만했다.

그러나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주기에 주력했다는 점에서 한계는 뚜렷했다. 누구나 좋은 모습만 보이길 바란다지만, 이 대표는 정도가 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국 현안이나 자신의 측근 수사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이 대표는 100일 내내 '묵언 대응'으로 일관했다. 이 대표가 취임 이후 기자의 질문을 '공개적으로', '가감 없이' 받은 사례는 전당대회 직후를 제외하면 지난 10월 있었던 대장동 특검 제안 기자회견 단 한 번뿐이다. 한 동료 기자는 새벽같이 일어나 지역 방문 일정을 따라간 기자를 상대로 단 하나의 질문도 받지 않는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이 대표는 언제나 필요한 순간에만 입을 여는 '선택적 소통'을 유지했다. 기자들은 이 대표의 소통방식 앞에 '막히고', '오해'만 쌓아갔다.

이 대표의 선택적 소통이 기자에게만 적용되는 문제였다면 나았을까. 이 대표의 소통 방식은 소속 의원들에게도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는 자신이 정말 신뢰하는 측근 몇을 제외하면 술자리를 갖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그만큼 주변에 마음 열기를 꺼리는데, 운동장을 넓게 써야 할 대선주자급 정치인으로서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한다면 최근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확대에 맞춰 비명계(비이재명계)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 비단 그들이 '수박'이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이 대표의 '닫힌 소통'도 어쩌면 한몫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원래 이 대표는 기자들과 자주 토론할 정도로 활발한 소통을 하는 스타일"이라며 "지금은 사정이 있어 언론 접촉을 꺼리는 것"이라고 변호했다. '사정'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의미하는 말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대표는 한 정당이 아닌 행정부의 수장을 꿈꾸는 정치인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치부 앞에도 당당히 입을 여는 배포가 필요하지 않을까. 적어도 민주당 지지자들은 장인의 빨치산 의혹에 "아내를 버리란 말이냐"고 맞섰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취임 100일을 앞두고 이 대표가 기자회견 등의 형식으로 자신의 측근 관련 수사나 사법리스크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드문드문 나오고 있다. 이제는 선택적 소통을 벗어나 진정한 소통으로 나아가는 것을 고민할 때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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