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조작정보' 정책 결정 직격타…"韓, 사이버 심리전 이상없나" [데이터링]


24일 세종안보포럼서 '외국 허위조작정보 유포' 대응 논의

[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인터넷이 매개수단으로 활용되면서 허위조작정보가 빨리 유포될 뿐만 아니라 상대국의 국민이나 정책결정권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문제다."

24일 오후 서울 서머셋팰리스에서 열린 세종사이버안보포럼에서 신소현 세종연구소 사이버안보센터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혜경 기자]

24일 오후 서울 서머셋팰리스에서 열린 세종사이버안보포럼에서 신소현 세종연구소 사이버안보센터 박사는 이 같이 전했다.

그는 "현재 '디지털 민주주의'와 '디지털 권위주의' 진영의 체제 경쟁이 사이버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다. 적대국의 허위조작정보 작전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이 같은 논의가 부족한 상황이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신 박사는 "러시아가 영국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와 미국 대선에 개입한 사례가 대표적"이라며 "사이버공간에서 특정 국가의 선거와 여론 형성에 다른 국가가 악의적으로 간섭하기 위한 허위조작정보 작전을 수행한다면 민주주의 체제와 주권에 대한 중대한 국가안보적 위협"이라고 말했다.

'미스인포메이션(misinformation)'과 '디스인포메이션(disinformation)'은 서로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는 의도와 무관하게 잘못된 정보가 유포되는 것이고, 후자는 특정 의도를 전제로 정보가 유포되는 경우다. 의도 개입 여부가 차이점이다. 의도를 가진 주체는 국가기관과 기업, 개인 등 다양하다.

신 박사는 사이버공간을 이용한 국가의 허위조작정보 작전을 '국가 또는 국가배후 조직이 국가안보와 국익을 해하거나 중대하게 위협하는 허위정보를 인터넷상에서 고의로 유포해 전달하는 행위'로 정의했다. 유포 장소는 사건별 관할권 행사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국내 관할과 그 외 지역으로 구분했다.

인터넷은 허위조작정보가 유포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허위조작정보 작전에 대한 구체적 대응이나 규범적 규율의 내용은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와 컨텐츠제공사업자(CP)를 대상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고 신 박사는 봤다.

신 박사는 전시와 평시, 교전 상대방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허위조작정보 작전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무력충돌 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심리작전 수행이 국제인도법상 불법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지만 민간인을 상대로 한 모든 심리작전의 불법성을 판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또 "평시에는 전장과 비전장의 구분이 모호하고 시간적으로도 전시와 평시가 불분명하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례를 살펴보면 무력충돌 개시 전부터 사이버공간에서 심리작전을 비롯한 수많은 사이버공격과 방어가 반복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이버공간에 국가주권은 있지만 주권의 법적 성격과 법적 효과를 둘러싼 대립이 발생하고 있다"며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상대로 사이버공간에서 허위조작정보를 유포해 선거 등에 개입한다면 현 상황에서 해당 국가는 외교적 항의 혹은 국제 성명 발표 정도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과 비교했을 때 국내에서는 이 같은 논의가 미흡하다고 봤다.

그는 "2012년 국가정보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가 벌인 온라인 여론 조작 사건으로 관련 논의가 거의 중단된 상황"이라며 "대법원은 문제가 된 사이버 활동에 대해 정치적 의사 형성과 정치 활동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을 초래했고 다른 적법한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으므로 정당행위 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사이버공간의 선전 활동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 정확한 정보를 수집해 국민에게 알리거나 유관 기관에 배포해 견제하거나 차단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신 교수는 "대법원은 필요에 따라 국가정보원법에 부여된 수사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봤다"며 "대법원의 이 같은 판단은 허위조작정보 작전에 대응하는 방식을 구상하는데 기준으로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대한 국가 개입을 줄여서 기술기업에 의무를 부과하는 방법도 좋겠지만 국가기관의 역량이 필요하다면 통제가능한 장치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국가와 기업이 협의체를 구성하거나 식별 주체와 대응 주체를 분리하는 일정한 절차적 규정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혜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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