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이 '이태원 참사' 관련해 재난 및 안전관리 총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직무유기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14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서울시 마포구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사무실을 찾아 이 같은 혐의로 이 장관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진영 소방노조 위원장은 고발장을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20년간 현장을 누렸을 때 참사의 근본 원인은 매우 간단하다. 그 첫 번째는 현장 대응이 아니라 예방조치를 잘못해서 벌어지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국가와 지자체의 재난과 안전을 총괄하고 지휘하는 이 장관에게 실질적으로 큰 책임 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고 위원장은 "지금까지 이 같은 참사가 일어났을 때 한번도 최고 책임자에 대한 진상규명이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실제 현장에서 대응하는 대원들 위주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방적 조치는 행정안전부 장관 등 윗선에서 결정하고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다. 이들에 대해 수사하고 책임을 물었을 때 정확한 진상규명이 된다"며 "이처럼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선 이번만큼은 의지를 가지고 적절한 총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윗선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또 용산소방서장과 지휘팀장이 입건돼 수사 중인 것에 대해 "물론 대응 과정에서 중대한 하자나 잘못이 발생해 희생이 커졌다는 게 명확하다면 그 부분을 책임져야 한다"면서도 "지금은 분명히 책임전가식, 꼬리 자르기식이다. 이들이 입건되고 조사를 받는 상황에서 다른 소방 공무원들의 좌절감이 높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제 경험 상 현장 대응 시 지휘관은 아수라장이 된 참사 현장을 모두 컨트롤할 수 없다"라며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의 현장 대응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일일이 재단하고 수사하게 되면 앞으로 재난 현장에서 소방관들은 지휘 못한다. 이렇게 책임 소재를 묻는다고 하면 지휘관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겠나"라고 토로했다.
/유지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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