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기업들 氣살리는 ESG 정책?…E 편중에 정책후퇴 우려


친기업 성향 드러내며 규제 대신 자율성 강조…사회·지배구조도 관심 가져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달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움직임과 관련한 지원책을 내놨지만 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친기업 성향에 따른 규제 철폐로 기업의 부담은 한층 덜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보다 후퇴한 정책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14일 재계, 법조계 등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공약 중 기업들이 가장 눈여겨 보고 있는 정책은 ESG다. 주요 대기업들을 상대하는 로펌들도 최근 'ESG'와 관련된 분석 자료들을 쏟아내며 정책 분석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새 정부는 ESG 관련 정부 부처 정책 통합과 민간 기업 소통을 담당하는 '민·관 합동 ESG 전담기구'를 설치한다. [사진=조은수 기자]

윤 대통령은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하기 전부터 ESG 혁신성장을 강조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또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선 ▲디지털 기반의 ESG 혁신성장 인프라 구축 ▲민간 자금이 ESG 우수기업에 투자·지원될 수 있도록 금융인프라 고도화 ▲에너지·탄소 분야 신산업 및 사회적 산업·서비스 육성 ▲중소·벤처기업 ESG 지원을 위한 플랫폼 구축 등을 새 정부의 ESG 혁신성장 관련 대표 추진 과제로 앞세웠다.

이를 위해 새 정부는 ESG 금융 규모를 오는 2030년까지 현재의 5배 수준인 310조원으로 대폭 확대키로 했다. ESG 관련 정부 부처 정책 통합과 민간 기업 소통을 담당하는 '민·관 합동 ESG 전담기구'도 설치한다. 특히 ESG가 일자리 창출 기회라는 판단에 따라 신시장 창출에 50조원, 중소·벤처 ESG 전용자금 10조원 등 모두 60조원을 투입해 신규일자리 92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재계 관계자는 "새 정부에서는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에 자율권을 주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한편,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려는 모습이 엿보인다"며 "ESG 관련 정책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지=삼정KPMG]

에너지·탄소 중립 분야에선 신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저탄소 경제구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차전지, 수소, 친환경 자동차 등 새로운 산업이 부상하고, 글로벌 기술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가 차원의 비전과 지원 정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친환경 산업 전환을 위해 산업 현장을 스마트화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기술과 데이터 기반의 ESG 경영이 가능하도록 'ESG 혁신 로드맵'도 추진한다.

재계 관계자는 "새 정부에선 2050년 탄소중립, 2030년 40% 탄소 감축(2018년 대비) 등 기존 목표는 유지하면서 실천 방안은 현실성 있게 마련하자는 기조를 갖고 있다"며 "탄소무역장벽에 대응하기 위해 배출권 유상할당 확대, 기업 감축노력 지원 강화를 병행한다는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며 "그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립 과정에서 의견 반영이 미흡했던 산업계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된 듯 하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새 정부 정책에서 중소·중견기업의 ESG경영을 위한 컨설팅 등 지원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환경(E) 분야의 경우 탄소중립목표는 유지하면서 원전 비중은 높이고 신재생에너지는 속도를 조절하는 에너지믹스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도 당연히 원전이 포함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회(S) 분야에선 노동시간 규제 완화, 중대재해처벌법의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평가했다. 또 지배구조(G)의 경우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도입, 가업승계 활성화에 대해 주목했다.

우병렬 법무법인 태평양 ESG랩 외국변호사는 "환경, 노동 분야에서 여야가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이 많고 입법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갈등과 대립도 예상된다"며 "통합과 협치의 지혜가 발휘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미지=태평양]

일각에선 새 정부의 ESG 정책이 기존보다 후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SG 중 'E'에만 치중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에 따르면 ▲탈원전 정책 폐기 및 원자력 산업 생태계 강화 ▲탄소중립 이행 방안 마련으로 녹색경제 전환 ▲기후위기에 강한 물 환경과 자연 생태계 조성 ▲미세먼지 걱정 없는 푸른 하늘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완성 등 환경 관련 정책이 많다.

재계 관계자는 "ESG를 강조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E(환경)'에 비해 'S(사회)'나 'G(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은 덜한 듯 하다"며 "ESG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 성장을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만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친환경도 중요하지만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의 자율에 맡기려고 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수익성과 무관한 사회적 활동이나 경영 투명성 등에 얼마나 비중을 둘 지도 눈여겨 봐야 할 문제"라며 "정부가 ESG를 투자 및 평가를 받는 식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선진국처럼 기업의 경영 활동 과정에서 환경, 사회의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하는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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