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희 기자] 의무보유확약 제도 시행 이후 확약 비율은 전반적으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단기 확약에 쏠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질적으로 장기 투자 유도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이 종료된 더핑크퐁컴퍼니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37.2%에 불과했다. 제도 도입 이후 상장 기업 평균 확약 비율 48%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이 가운데 61.6%가 15일 확약을 선택했다. 짧은 락업 기간은 해당 기관이 상장 기업의 장기 성장성과 내재가치보다 단기 차익 실현을 우선한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기업공개(IPO)의무보유확약 제도 시행 이후 확약 비율(11월 6일 기준)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https://image.inews24.com/v1/9d7bb9a20990b6.jpg)
에스투더블유와 세나테크놀로지는 확약 비율이 각각 22.86%, 17%에 그쳐 주관사가 공모 물량을 인수해야 했다. 반면 명인제약(62%), 노타(59.7%), 큐리오시스(67.6%) 등은 확약률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15일 확약 비중이 각각 17.6%, 58.1%, 39.8%로 일부 기업엔 단기 락업 위주 구조가 여전했다.
의무보유확약 제도는 기관 배정 물량 중 일정 비율을 확약을 제시한 기관에 우선 배정하도록 설계됐다. 확약 비율이 40%에 못 미칠 경우 주관사가 미달 물량의 1%(최대 30억원)를 공모가에 직접 인수해야 한다. 다만 올해 말까지는 기준이 30%로 완화 적용된다. 이는 기관이 상장 직후 대규모 매도로 주가를 흔드는 관행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제도 도입 이후에도 대부분 기업의 확약 기간은 여전히 15일에 그친다.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차익 실현 성향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단기 락업 중심 배정이 이어질 경우 상장 후 15일 시점에서 대규모 매물이 쏟아져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7일 상장을 앞둔 이노테크 역시 56%가 의무보유확약을 제시했으나 이 중 60.4%가 15일 확약이었다. 그린광학도 65%의 높은 확약률을 기록했지만, 15일 확약 비중이 44.5%로 절반에 육박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관투자가가 높은 경쟁률을 뚫고 배정을 받은 뒤에도 15일짜리 단기 락업만 설정하는 것은 결국 변동성이 큰 공모주 시장에서 단기 차익을 노린 행태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올해 30%, 내년 40%로 상향되는 만큼, 향후에도 비율을 꾸준히 높이거나 단기 확약의 비중을 줄이는 등의 보완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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