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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모니터]'미래에셋·롯데·SK' 자사주로 경영권 방어


미래에셋생명, 합병자사주 34%가 최대주주 경영권 유지
롯데지주, 합병자사주 32% 한국롯데 버팀목
SK, 최태원 지배력 방어수단…대신증권·삼천리·DB손보 등도 자사주로 경영권 안정

[아이뉴스24 김현동·김민희 기자] 미래에셋그룹과 롯데그룹, LS그룹, SK그룹 등이 자기주식을 활용해 최대주주의 경영권을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가 제3자에게 처분될 경우 지배주주의 경영권이 위협될 수 있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5월1일 기준 미래에셋생명보험의 자사주 비중은 34.2%로 자사주 비율이 5% 이상인 상장회사 40개 집단 소속 71개사 중 가장 높았다. 미래에셋생명의 최대주주는 미래에셋증권(22.01%)과 미래에셋캐피탈(15.59%) 등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만약 미래에셋생명의 자사주가 특정인에게 넘어간다면, '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으로 연결되는 출자 구조가 끊어질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자사주는 2018년 PCA생명보험 합병 과정에서 취득한 합병 신주로, 합병 자사주 덕분에 미래에셋생명에 대한 그룹 출자 구조가 자리잡은 셈이다.

롯데그룹도 합병 자사주가 그룹 경영권 방어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는 2017년 4개 상장사(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인적분할과 투자부문 흡수합병, 2018년 추가 분할합병을 통해 자사주를 교부받았다. 이를 통해 롯데지주의 자사주 비율은 32.3%에 이른다. 롯데지주가 지난 6월 롯데물산에 자사주 5.0%를 처분했지만 자사주 비중은 여전히 27.5%나 된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이 13.04%에 불과한데, 일본롯데 계열의 지분율은 20%에 육박한다. 자사주를 제외한다면 롯데지주의 국내 계열사 지배력은 일본롯데에게 넘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40개 집단 소속 71개 상장사의 자기주식 보유 비율이 5%를 넘었다. 미래에셋생명보험이 34.2%로 자사주 비중이 가장 높았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40개 집단 소속 71개 상장사의 자기주식 보유 비율이 5%를 넘었다. 미래에셋생명보험이 34.2%로 자사주 비중이 가장 높았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SK그룹 역시 자사주를 제외하면 최대주주의 방어력이 취약한 곳이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의 최대주주는 최태원 회장으로 지분율은 17.90%에 그친다. 자사주 비중이 24.6%로 자사주를 우호 세력에게 넘겨 지배주주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형국이다.

SK의 자사주는 2015년 SK C&C의 옛 SK 흡수합병의 산물이다. 당시 합병회사 SK C&C가 보유하고 있는 SK주식회사 주식에 대해 받은 합병신주로 현재 자사주의 모태다.

또 대신증권과 삼천리, DB손해보험 등도 최대주주 지분이 낮거나 취약해 자사주가 경영권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곳들이다.

대신증권은 자사주 비중이 20%가 넘는데 비해 양홍석 부회장과 이어룡 회장 등의 지분율이 17%대 수준에 그친다. 국내 유일의 형제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삼천리는 자사주가 경영권 향방을 가를 수도 있는 곳이다. 삼천리의 자사주 비중은 15.6%로 이만득 명예회장(8.34%)을 넘어선다. 삼천리는 삼천리가(家)의 장손인 이은백 사장(9.18%)과 유상덕 ST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 회장(6.46%)과 유상덕 회장의 차남 유용욱(Yoo Robert Yong Wook, 9.18%)의 지분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어,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자사주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DB손해보험은 최대주주인 김남호 명예회장의 지분율이 9.01%인데 비해 김준기 창업회장과 김준기문화재단의 지분율이 각각 5.94%, 5.0%로 유사한 수준이다. 부자 간 갈등이 발생한다면, 자사주의 향방에 따라서 지분 경쟁의 승패가 갈릴 수도 있다.

/김현동 기자([email protected]),김민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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